중간에 막힌 담
성경 · 개념·용어
중간에 막힌 담은 에베소서 2:14에 나오는 표현으로, 그리스도가 십자가로 허문 유대인과 이방인 사이의 장벽을 가리킨다. 한국 교회에서는 화해와 일치를 말할 때 자주 인용된다.
성경 본문
에베소서 2장에 나오는 표현이다. 개역개정은 에베소서 2장 14-17절을 "그는 우리의 화평이신지라 둘로 하나를 만드사 원수된 것 곧 중간에 막힌 담을 자기 육체로 허시고 법조문으로 된 계명의 율법을 폐하셨으니"(2:14-15)로 옮긴다. 앞 구절은 할례를 받지 않은 이방인이 전에는 이스라엘 밖에 있던 "외인"이었다고 말한다. 이어지는 본문은 그리스도가 십자가로 유대인과 이방인을 "한 새 사람"으로 지었고, 둘을 함께 하나님과 화목하게 했다고 설명한다.
낱말과 배경
"중간에 막힌 담"은 '가운데 벽'을 뜻하는 메소토이콘과 '울타리'를 뜻하는 프라그모스를 이어 쓴 그리스어 구절을 옮긴 것이다. 메소토이콘은 신약성경에서 이곳에만 나온다.
헤롯이 다시 지은 예루살렘 성전에는 이방인이 들어갈 수 있는 바깥뜰과 유대인만 들어가는 안뜰 사이에 낮은 난간이 있었다. 1세기 역사가 요세푸스는 이 난간에 이방인의 출입을 금하는 경고문이 붙어 있었다고 기록했다. 1871년에는 이 경고문으로 알려진 그리스어 비문이 발견되었는데, 안으로 들어오다 붙잡힌 이방인은 죽음을 면치 못한다는 취지의 내용이다. 사도행전 21장에는 바울이 에베소 사람을 성전 안으로 데려갔다는 의심을 받아 붙잡히는 장면이 나온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구약에서 이스라엘은 할례와 율법으로 이방 민족과 구별되었다. 에베소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이 구별이 넘어서고, 이방인도 "하나님의 권속"(2:19)이 된다고 말한다. 본문이 말하는 화해에는 사람 사이의 화해와 하나님과의 화해(2:16)가 함께 들어 있다. 그리스도를 "우리의 화평"이라 부르는 데에는 구약의 샬롬 개념이 이어진다고 보는 해석이 많다.
해석과 논점
- 담이 무엇을 가리키는가: 성전 난간을 염두에 둔 비유로 보는 해석이 널리 알려져 있다. 바로 다음 구절의 "율법"을 근거로, 유대인과 이방인을 가르던 율법 규정 자체를 담으로 보는 해석도 있다. 두 해석을 함께 받아들이는 학자도 많다. 에베소서의 저자와 기록 시기에 대해서는 학자들 사이에 의견이 갈리며, 이에 따라 성전 난간을 직접 가리킨 것인지에 대한 판단도 달라진다.
- 폐해진 율법의 범위: 개혁주의 전통은 율법을 의식법과 도덕법으로 나누어, 의식법이 폐해졌다고 설명해 왔다. 할례나 음식 규정처럼 유대인의 정체성을 드러내던 경계 표지가 폐해졌다고 읽는 학자들도 있다. 이 문제는 율법과 복음 논의와 이어진다.
- 이스라엘과 교회: 언약신학은 이 본문을 구약과 신약에 걸친 한 하나님 백성의 연속성을 보여 주는 근거로 읽는다. 세대주의는 교회 안에서 유대인과 이방인이 한 몸이 되었음을 인정하면서도, 이스라엘과 교회를 구별하는 틀을 유지한다.
- 덧붙여 전해지는 연결: 예수가 죽을 때 성소 휘장이 찢어진 사건(마태복음 27:51)과 같은 것으로 설명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에베소서 본문은 휘장을 언급하지 않는다. 또 본문이 일차로 말하는 것은 유대인과 이방인의 장벽이다. 계층·인종·지역 갈등에 적용하는 것은 이를 넓혀 읽은 해석이다.
한국 교회에서
"막힌 담을 허물다"라는 말은 한국 교회의 설교와 기도에서 화해와 일치를 표현할 때 자주 쓰인다. 남북 분단과 통일을 다루는 설교나 기도회에서도 흔히 인용된다(통일과 교회). 교단 간 연합이나 세대·지역 갈등을 다룰 때에도 이 표현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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