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
성경 · 개념·용어
육체는 성경에서 사람의 살과 몸, 나아가 유한하고 연약한 인간 존재를 가리키는 말이다. 바울서신에서는 성령과 맞서는, 죄에 기우는 인간의 성향을 뜻하기도 한다.
성경 본문
구약에서는 히브리어 바사르를, 신약에서는 그리스어 사르크스를 주로 '육체'로 옮긴다. 개역개정은 같은 낱말을 문맥에 따라 육체, 육신, 살, 몸, 혈육 등으로 달리 번역한다. 대표적인 본문은 다음과 같다.
- 창세기 2:23–24: 아담이 하와를 "내 살 중의 살"이라 부르고, 부부가 "한 몸"을 이룬다고 말한다(창세기 2장 20-24절).
- 창세기 6:3: 하나님이 사람을 "육신"이라 부르며 그 날을 정한다.
- 이사야 40:6: "모든 육체는 풀이요"라고 하여 인간의 덧없음을 말한다.
- 요엘 2:28: 하나님이 영을 "만민"(직역하면 '모든 육체')에게 부어 주겠다고 약속한다. 이 구절은 사도행전 2:17에 인용된다(사도행전 2장 16-21절).
- 요한복음 1:14: "말씀이 육신이 되어"
- 로마서 8:5–9, 갈라디아서 5:16–24: 육신(육체)과 성령의 대립을 다룬다(갈라디아서 5장 16-21절).
낱말의 뜻
바사르의 기본 뜻은 '살', '고기'이다. 여기서 뜻이 넓어져 몸 전체, 사람, 생명 있는 모든 것("모든 육체"), 혈육과 친족을 가리키게 되었다. 구약은 영원하고 강한 하나님과 대비하여 인간이 지음 받은 존재이고 약하며 유한하다는 점을 말할 때 이 낱말을 쓴다. 다만 육체 자체를 악하게 보지는 않는다. 칠십인역(구약의 그리스어 번역)은 바사르를 주로 사르크스로 옮겼다.
신약에서의 의미
요한 문헌에서 육체는 인간 존재 그 자체를 뜻하며, 특히 성육신과 이어진다. 요한일서 4:2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육체로 오신 것"을 시인하는지를 영을 분별하는 기준으로 제시한다(요한일서 4장 2-3절).
바울은 이 말을 두 가지 뜻으로 쓴다.
- 몸과 혈통: "육신으로는 다윗의 혈통에서 나셨고"(로마서 1:3)가 그 예이다.
- 하나님을 떠난 인간의 성향: 죄에 붙잡혀 성령을 거스르는 상태를 가리킨다(갈라디아서 5:17). 이 뜻에서 '육체의 일'(갈라디아서 5:19–21)이 성령의 열매와 대조된다.
바울은 몸(소마)을 이와 구별하여 다룬다. 몸은 성령의 전(고린도전서 6:19)이고 부활의 대상이다.
해석과 논점
- 몸을 악하게 보는가: 바울의 '육체'가 몸 자체를 악하다고 보는 이원론이 아니라는 데 대부분의 교단이 뜻을 같이한다. 초대교회는 물질과 육체를 악하게 본 영지주의와, 그리스도가 육체를 입은 것처럼 보였을 뿐이라는 가현설을 배격했다.
- 육체와 성령의 싸움은 어디까지 극복되는가: 개혁주의 전통은 이 싸움이 평생 이어진다고 보는 경향이 있다. 로마서 7장을 거듭난 신자의 경험으로 읽는 해석도 많다(로마서 7장 24-25절). 웨슬리 신학 전통의 감리교·성결교·나사렛교회는 성령으로 죄된 성향에서 정결하게 되는 '온전한 성화'가 이 세상에서도 가능하다고 가르친다. 다만 이것이 실수나 연약함이 전혀 없는 상태를 뜻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한다.
- 번역 문제: 일부 영어 번역본은 사르크스를 '죄의 본성'으로 풀어 옮겼다. 이에 대해 원어의 넓은 뜻을 좁힌다는 비판이 있다.
한국 교회에서
설교에서는 '육적·영적', '육신의 생각' 같은 표현이 자주 쓰인다. 사람을 영·혼·육 셋으로 나누어 보는 삼분설(데살로니가전서 5:23을 근거로 든다)도 일부 설교와 신앙 서적에서 널리 쓰인다. 반면 장로교를 비롯한 개혁주의 신학은 전통적으로 사람을 영혼과 몸 둘로 보는 이분설을 따른다. 육체를 무조건 낮추어 보는 태도는 성경의 창조·성육신·부활 신앙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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