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악함
성경 · 개념·용어
완악함은 마음이 굳어 하나님의 말씀과 경고를 받아들이지 않는 상태를 가리키는 성경 용어이다. 출애굽기에서 바로의 마음이 굳어지는 이야기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성경 본문
대표 본문은 출애굽기 4–14장의 바로 이야기이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바로의 마음을 완악하게 하겠다고 미리 말한다(출애굽기 4:21, 7:3). 열 가지 재앙이 이어지는 동안 본문은 바로의 마음이 굳어졌다고 거듭 기록하는데, 주어가 세 가지로 나타난다.
- 바로가 주어인 경우: 바로가 스스로 마음을 완강하게 한다(8:15, 8:32).
- 수동형인 경우: 바로의 마음이 "완악하여졌다"고만 적는다(7:13, 9:7).
- 여호와가 주어인 경우: 여호와께서 바로의 마음을 완악하게 하신다(9:12, 10:20, 14:4).
원어와 배경
히브리어 본문은 주로 세 동사를 쓴다.
- 하자크: 굳세게·단단하게 하다
- 카베드: 무겁게 하다
- 카샤: 딱딱하게·완고하게 하다
우리말 성경은 이 동사들을 "완악하다", "완강하다", "완고하다" 등으로 옮겼다. 개역개정 이전의 개역한글은 "강퍅하다"로 옮긴 곳이 많았다. 히브리 사람에게 '마음'은 감정뿐 아니라 생각과 결단이 자리하는 곳이었다. 따라서 마음이 굳는다는 것은 판단과 의지가 닫힌다는 뜻에 가깝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구약에는 바로 말고도 마음이 굳어진 사례가 나온다. 하나님이 시혼 왕의 마음을 완강하게 하셨다는 기록이 있다(신명기 2:30). 이사야 6:9-10은 백성의 마음을 둔하게 하라는 사명을 전하며, 이 말씀은 마태복음 13:14-15와 사도행전 28장에 인용된다. 에스겔은 굳은 마음을 없애고 부드러운 마음을 주시겠다는 약속을 전한다(에스겔 36장 25-27절).
신약에서는 다음과 같이 이어진다.
- 예수는 이혼 규정이 사람들의 마음이 완악하기 때문에 주어졌다고 말한다(마가복음 10장 2-12절).
- 바울은 바로를 예로 들어, 하나님이 하고자 하시는 자를 완악하게 하신다고 쓴다(로마서 9장 18-23절).
- 바울은 이스라엘의 일부가 우둔하게 된 것이 이방인이 들어오기까지라고 말한다(로마서 11:25).
- 히브리서 3–4장은 시편 95편을 인용한다. 광야 세대를 본보기로 들며 마음을 완고하게 하지 말라고 권한다.
해석과 논점
이 주제는 하나님의 주권과 인간의 책임을 어떻게 보느냐는 예정과 자유의지 논의와 이어진다.
- 칼빈주의 전통: 장로교 등 이 전통에서는 바로의 완악함을 하나님의 주권적 작정(미리 정하심)과 공의로운 심판으로 읽는다. 로마서 9장을 예정론의 근거 가운데 하나로 본다.
- 아르미니우스주의·웨슬리 신학 전통: 감리교·성결교 등에서는 다음 순서에 주목한다. 출애굽기의 서술 부분에서 여호와가 주어로 처음 나오는 것은 여섯째 재앙 뒤(9:12)이다. 이를 근거로 바로가 먼저 스스로 마음을 굳혔고, 하나님은 그 선택을 심판으로 확정하셨다고 읽는 경향이 있다. 또 로마서 9장을 개인의 영원한 운명보다 역사 속 구원 계획에 관한 말씀으로 보기도 한다.
다만 같은 교단 안에서도 해석은 갈린다.
본문이 직접 말하지 않는 내용도 있다. 바로가 스스로 몇 번, 하나님에 의해 몇 번 완악해졌는지를 세어 '돌이킬 수 없는 지점'을 말하는 설명은 본문 배열에 대한 해석이다. 출애굽 당시의 바로가 누구였는지도 성경은 밝히지 않으며, 학자마다 견해가 다르다.
한국 교회에서
설교에서는 "바로처럼 마음이 완악하다"는 표현으로 말씀을 거부하거나 회개를 미루는 태도를 가리키는 일이 흔하다. 개역한글을 오래 읽은 교인들 사이에서는 "강퍅하다"는 말도 여전히 쓰인다. 히브리서 3장의 "오늘" 그의 음성을 들으라는 권면을 들어 지금 응답하라고 촉구하는 설교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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