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라틴어 역본
성경 · 개념·용어
옛 라틴어 역본(라틴어 Vetus Latina)은 히에로니무스의 불가타가 나오기 전, 2세기 무렵부터 서방 교회에서 쓰인 여러 라틴어 성경 번역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개요
옛 라틴어 역본은 성경 본문에 나오는 낱말이 아니라 성경 번역의 역사에서 쓰는 용어이다. 하나의 정해진 번역본을 가리키지 않는다. 여러 지역에서 여러 사람이 각각 옮긴 라틴어 성경 본문들을 함께 묶어 부르는 이름이다. 라틴어 이름 "베투스 라티나(Vetus Latina)"는 "옛 라틴어"라는 뜻이다. 4세기 말 히에로니무스가 펴낸 불가타보다 앞선 번역이라는 점에서 이렇게 부른다.
배경
초기 로마 제국의 교회는 주로 그리스어를 썼다. 그러나 라틴어를 쓰는 서방, 특히 북아프리카와 이탈리아에서 교인이 늘면서 2세기 무렵부터 라틴어 번역이 생겨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아프리카의 교부(초대 교회의 신학자이자 지도자) 테르툴리아누스와 키프리아누스의 글에는 라틴어 성경 인용이 나타난다.
구약성경 부분은 히브리어 원문이 아니라 그리스어 번역인 칠십인역을 바탕으로 옮겼다. 신약성경은 그리스어 사본을 옮겼다. 번역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사본마다 문장과 낱말이 크게 달랐다. 아우구스티누스는 라틴어 번역이 매우 다양하다고 언급했고, 그중 하나를 "이탈라(Itala)"라고 불렀다. 이 때문에 옛 라틴어 역본 전체를 "이탈라"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그 이름이 정확히 무엇을 가리켰는지는 학자마다 의견이 다르다.
성경 전승에서의 의미
본문이 이처럼 혼란스러웠던 것이 불가타가 만들어진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 로마 주교 다마수스 1세의 요청으로 히에로니무스가 4세기 후반에 라틴어 복음서를 개정했고, 이 작업이 불가타로 이어졌다. 불가타는 이후 수백 년에 걸쳐 옛 라틴어 역본을 밀어냈다. 다만 히에로니무스가 새로 번역하지 않은 지혜서·집회서·마카베오기 등은 옛 라틴어 본문이 그대로 불가타에 남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늘날 옛 라틴어 역본은 본문비평(여러 사본을 비교해 원문에 가까운 본문을 찾는 연구)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현존하는 그리스어 사본 대부분보다 이른 시기의 본문을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편 사본과 교부들의 인용문을 모아 정리하는 작업은 독일 보이론 수도원의 연구소 등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해석과 논점
- 외경·제2경전 문제: 옛 라틴어 역본은 칠십인역을 따랐기 때문에 히브리어 성경에 없는 책들도 담고 있다. 천주교는 이 책들을 정경(신앙의 기준으로 인정된 책)으로 받아들인다. 개신교는 대체로 이 책들을 외경으로 보고 정경에서 제외한다.
- 요한일서 5장 7~8절: 흔히 "요한의 콤마"라고 부르는 삼위일체 구절은 초기 증거가 주로 라틴어 전승에서 나타난다. 오늘날 대부분의 그리스어 신약 비평본은 이 구절을 후대에 덧붙여진 것으로 본다. 반면 킹제임스 성경을 지지하는 일부에서는 라틴어 증거를 들어 이 구절이 원문이라고 주장한다. 이 문제는 성경 번역 논쟁에서 자주 다루어진다.
한국 교회에서
한국 교회의 예배나 설교에서는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 주로 신학교의 성경 원문 연구와 성경 번역사를 다룰 때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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