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번역 논쟁
논쟁
성경 번역 논쟁은 예배와 개인 성경 읽기에 어떤 한국어 성경 번역본을 쓸지, 원문을 어떤 방식으로 옮길지를 둘러싼 논의다. 개역개정·새번역·새한글성경을 두고 교단과 세대에 따라 생각이 갈린다.
쟁점
한국 개신교 예배에서는 대부분 대한성서공회가 1998년에 펴낸 개역개정을 쓴다. 이와 달리 1993년의 표준새번역, 그 개정판인 새번역(2001), 최근의 새한글성경처럼 오늘날 말로 옮긴 번역도 있다. 쟁점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예배의 기준으로 삼을 번역 방식이다. 원문의 낱말과 문장 구조를 되도록 그대로 옮기는 형식 일치 번역과, 뜻을 자연스러운 우리말로 옮기는 내용 동등 번역이 맞선다. 둘째는 오래 써 온 본문을 바꾸는 것이 공동체에 도움이 되는지다. 셋째는 번역의 바탕이 되는 원문 사본을 무엇으로 볼지다.
기존 번역을 지키자는 입장
이 입장은 개역 계열 번역이 원문의 형식을 비교적 충실히 따른다는 점을 내세운다. 또 이 번역이 여러 세대에 걸쳐 성경 암송과 교독문, 설교 언어의 바탕이 되어 왔다는 점을 든다. 번역이 자주 바뀌면 함께 외운 구절과 공동 낭독이 흩어지고, 본문이 번역자의 해석 쪽으로 기울 수 있다고 본다. 근거로는 디모데후서 3:16(성경 전체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되었다)과 마태복음 5:18(율법의 일점일획도 없어지지 않는다)을 든다. 보수 장로교를 비롯한 대다수 교단이 개역개정을 예배 본문으로 쓴다.
이와 별도로 일부 침례교 계열 독립교회는 킹제임스 성경과 그 한국어 번역만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킹제임스 성경은 공인본문, 곧 종교개혁 시대에 편집된 그리스어 신약 본문을 바탕으로 한다. 이들은 요한계시록 22:18-19를 근거로 든다.
현대어 번역을 함께 쓰자는 입장
이 입장은 성경이 처음부터 듣는 사람의 일상어로 기록되고 전해졌다는 점을 강조한다. 개역개정의 옛 말투와 어려운 한자어가 새신자와 다음 세대에게 장벽이 된다고 본다. 그래서 뜻이 분명히 전달되는 번역이 오히려 원문에 충실하다고 주장한다. 근거로는 다음 구절을 든다.
- 느헤미야 8:8: 율법책을 읽고 뜻을 풀어 백성이 깨닫게 했다.
- 고린도전서 14:9: 알아듣기 쉬운 말을 강조했다.
- 사도행전 2:6-8: 사람들이 저마다 자기 언어로 복음을 들었다.
대한성서공회는 이런 취지로 새번역과 새한글성경을 펴냈다. 일부 교회는 청년부와 주일학교, 성경공부에서 새번역 등을 함께 쓴다. 대한성공회는 천주교와 함께 번역한 공동번역을 전례에 써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교회의 상황
개역개정은 한글 성경 번역의 흐름 속에서 이전의 개역한글을 고쳐 만든 번역이다. 나온 뒤 주요 교단이 차례로 예배용으로 받아들였다. 표준새번역은 나올 당시 보수 교단 일부에서 번역 방식과 몇몇 구절의 해석을 두고 비판을 받았다. 공동번역은 '하느님'이라는 표기 등의 이유로 개신교 안에서 널리 쓰이지 못했다. 대한성서공회와 별도로 한국성경공회가 바른성경을 펴내는 등 누가 번역을 맡느냐를 둘러싼 논의도 있었다. 새한글성경은 2021년에 신약과 시편이 먼저 나오고 2024년에 전체가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배 본문으로 자리 잡을지는 아직 지켜보는 단계다.
함께 생각해 볼 점
- 하나의 공통 예배 본문이 주는 일치와, 여러 번역을 견주어 읽을 때 얻는 이해를 어떻게 조화시킬지
- 형식 일치와 내용 동등은 정도의 차이이며, 어떤 번역에도 번역자의 해석이 얼마간 들어간다는 점
- 번역본 선택이 신앙의 정통성 문제인지, 목회적·교육적 판단의 문제인지
함께 보기 8
토론 0
이 문서에 대한 의견, 다른 관점, 고칠 점을 남겨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