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셀
성경 · 개념·용어
아사셀은 레위기 16장의 속죄일 규례에서 백성의 죄를 지고 광야로 보내지는 염소와 관련해 나오는 히브리어 낱말이다. 뜻이 분명하지 않아 해석이 여럿 있다.
성경 본문
아사셀은 레위기 16장에만 나오는 낱말이다. 이 장은 해마다 한 번 지키는 속죄일에 대제사장이 할 일을 정한다.
- 제비뽑기: 아론은 숫염소 두 마리를 회막 문 앞에 세우고 제비를 뽑는다. 한 제비는 "여호와를 위하고", 다른 한 제비는 "아사셀을 위하여" 한다(레위기 16:8).
- 두 염소의 쓰임: 여호와의 몫으로 뽑힌 염소는 속죄제물로 잡는다. 아사셀의 몫으로 뽑힌 염소는 산 채로 여호와 앞에 두었다가 광야로 보낸다(레위기 16:9-10).
- 죄의 전가: 대제사장은 살아 있는 염소의 머리에 두 손을 얹고 이스라엘 자손의 모든 불의와 범죄를 고백한다. 그 죄를 염소의 머리에 두고, 미리 정한 사람의 손에 맡겨 광야로 보낸다. 염소는 백성의 불의를 지고 사람이 살지 않는 땅으로 간다(레위기 16:21-22).
- 정결 규정: 염소를 놓아 보낸 사람은 옷을 빨고 몸을 물로 씻은 뒤에야 진영에 들어온다(레위기 16:26).
낱말과 배경
히브리어 원어는 '아자젤'이며, 정확한 뜻은 학자들 사이에서도 정해지지 않았다. 대표적인 견해는 다음과 같다.
- '떠나가는 염소'라는 풀이: 낱말을 '염소'와 '떠나다'의 결합으로 본다. 칠십인역은 '보내 버려지는 것'이라는 뜻의 말로, 불가타는 '내보내는 염소'로 옮겼다. 영어 성경의 '스케이프고트'(scapegoat)는 이 전통을 이어받은 번역어이다.
- 장소 이름이라는 풀이: 광야의 험한 곳이나 외딴 땅을 가리킨다고 본다.
- 광야의 악한 영의 이름이라는 풀이: 본문이 "여호와를 위하여"와 "아사셀을 위하여"를 나란히 쓰므로 인격적 존재의 이름으로 읽는다. 이 경우에도 염소는 그 존재에게 바치는 제물이 아니라, 죄를 그에게 돌려보내는 상징으로 이해된다. 유대 위경인 에녹서에는 아자젤이 타락한 천사들의 우두머리 가운데 하나로 나온다.
본문에 없는 이야기도 덧붙어 전해진다. 후대 유대 문헌인 미쉬나는 제2성전 시대에 염소를 낭떠러지에서 떨어뜨렸다고 전한다. 레위기 본문은 염소를 광야로 "보낸다"고만 말한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신약성경은 아사셀이라는 낱말을 쓰지 않는다. 다만 히브리서 9-10장은 속죄일 제사를 그리스도의 단번의 희생과 견주어 설명한다. 많은 그리스도인 해석자는 두 염소를 하나의 속죄를 두 면에서 보여 주는 그림으로 읽는다. 잡히는 염소는 죄의 값을 치르는 죽음을, 보내지는 염소는 죄를 멀리 옮겨 없애는 일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이때 함께 인용되는 본문은 다음과 같다.
- 이사야 53장 4-6절: 여호와께서 우리 모두의 죄악을 그에게 담당시키셨다는 고난받는 종의 노래
- 요한복음 1:29: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양"
- 시편 103편 11-12절: 동이 서에서 먼 것같이 죄과를 멀리 옮기신다는 고백
해석과 논점
대부분의 개신교 교단은 아사셀 염소를 그리스도의 속죄 사역, 특히 죄를 없이하심을 미리 보여 주는 그림자로 읽는다.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의 해석은 이와 다르다. 이 교회는 엘렌 G. 화이트의 저작에 기대어 아사셀 염소가 사탄을 상징한다고 가르친다. 여기서 아사셀 염소는 속죄를 이루는 존재가 아니라, 마지막에 죄를 짓게 한 책임을 지게 되는 존재로 설명된다. 다른 교단 신학자들은 이 해석이 사탄에게 속죄의 한 부분을 맡기는 것처럼 보인다고 비판한다. 이에 대해 이 교회는 속죄는 오직 그리스도께서 이루셨고, 사탄은 자기 책임만 진다고 반론한다.
한국 교회에서
개역개정은 원어를 음역해 "아사셀"로 적는다. 설교와 성경공부에서는 "아사셀 염소"라는 표현으로 속죄일을 설명할 때 자주 다루며, 대개 그리스도께서 죄를 지고 가심을 보여 주는 예표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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