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산 사본
성경 · 개념·용어
시내산 사본은 4세기에 그리스어로 쓰인 성경 사본이다. 신약성경 전체가 온전히 남은 가장 오래된 사본으로, 성경 본문 연구의 핵심 자료로 쓰인다.
개요
시내산 사본(라틴어 Codex Sinaiticus)은 성경 본문에 나오는 낱말이 아니다. 성경을 손으로 베껴 쓴 고대 사본 가운데 하나를 가리키는 이름이다. 짐승 가죽을 손질한 양피지에 그리스어 대문자로 썼다. 학자들은 4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본다. 학계에서는 히브리 문자 ℵ(알레프) 또는 번호 01로 표기한다.
이 사본에는 신약성경 전체가 들어 있다. 구약은 그리스어 번역인 칠십인역의 상당 부분이 남아 있다. 이 밖에 정경에 들지 않은 「바나바 서신」과 「헤르마스의 목자」의 일부도 실려 있다.
발견과 보관
독일 학자 콘스탄틴 폰 티셴도르프가 시내산 기슭의 성 카타리나 수도원에서 이 사본을 찾아냈다. 그는 1844년에 일부 낱장을 가져왔고, 1859년에 대부분을 얻어 러시아 황제에게 전달했다. 1933년 소련 정부가 이를 영국 박물관에 팔았다. 지금은 사본이 네 기관에 나뉘어 있다. 영국 도서관, 독일 라이프치히 대학교 도서관, 러시아 국립도서관, 성 카타리나 수도원이다. 2009년에는 전체 사본이 디지털로 촬영되어 인터넷에 공개되었다.
사본을 얻은 경위에는 논란이 있다. 티셴도르프는 수도원이 낡은 양피지를 불쏘시개로 쓰려던 것을 건져 냈다고 기록했다. 수도원 측은 이 이야기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사본도 빌려주었다가 돌려받지 못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 왔다.
성경 본문 연구에서의 의미
원본 성경은 남아 있지 않다. 그래서 학자들은 여러 사본을 비교해 원래 본문을 되짚는다. 이 작업을 본문비평이라 한다. 시내산 사본은 바티칸 사본과 함께 이 작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사본으로 꼽힌다. 두 사본은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계열 본문으로 분류된다.
후대 사본과 견주어 보면 다음과 같은 차이가 널리 알려져 있다.
- 마가복음이 16장 8절에서 끝나고, 9-20절이 없다.
- 요한복음 7장 53절~8장 11절, 곧 간음하다 잡힌 여인 이야기가 없다.
- 마태복음 6장 13절의 주기도문 끝부분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가 없다.
해석과 논점
현대 학계의 그리스어 비평 본문과 이를 바탕으로 한 여러 번역본은 이 사본을 중요한 근거로 삼는다. 반면 중세 이후 널리 쓰인 사본 전통, 곧 킹제임스 성경의 바탕이 된 공인 본문을 지지하는 쪽은 생각이 다르다. 이들은 시내산 사본에 고친 흔적이 많다고 지적한다. 또 이 사본이 교회에서 오래 쓰이지 않은 본문이라며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한다. 1860년대에는 그리스인 시모니데스가 자신이 이 사본을 위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주장은 학계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본문 차이가 성경 무오설과 충돌하는지도 논의된다. 여러 복음주의 학자는 무오성이 원본에 해당하는 성질이라고 본다. 그리고 사본 비교는 원본에 다가가려는 작업이라고 설명한다.
한국 교회에서
개역개정과 새번역 등은 일부 구절에 괄호를 치거나 "어떤 사본에는 … 없음" 같은 난외주를 단다. 이런 표시는 시내산 사본을 비롯한 고대 사본들의 차이를 반영한 것이다. 킹제임스 성경만을 옳은 번역으로 보는 일부 단체는 이런 번역을 비판한다. 이 문제는 성경 번역 논쟁에서 자주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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