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의 부인
성경 · 사건
베드로의 부인은 예수가 체포된 밤, 제자 베드로가 대제사장의 집 뜰에서 예수를 모른다고 세 번 부인한 사건이다. 네 복음서에 모두 기록되어 있다.
성경 본문과 내용
예수의 예고는 마태복음 26:31-35, 마가복음 14:27-31, 누가복음 22:31-34, 요한복음 13:36-38에 나온다. 사건 자체는 마태복음 26:69-75, 마가복음 14:66-72, 누가복음 22:54-62, 요한복음 18:15-18, 25-27에 기록되어 있다.
최후의 만찬 무렵 예수는 제자들이 자신을 버릴 것이라고 말하였다. 베드로는 죽을지언정 주를 부인하지 않겠다고 장담하였다. 예수는 그에게 닭이 울기 전에 세 번 자신을 부인할 것이라고 답하였다.
예수가 체포된 뒤 베드로는 멀찍이 따라가 대제사장의 집 뜰에서 불을 쬐었다. 그곳에서 여종과 곁에 있던 사람들이 그를 예수와 함께 있던 사람이라고 지목하였고, 베드로는 세 번 모두 이를 부인하였다. 세 번째 부인 직후 닭이 울었다. 베드로는 예수의 말을 기억하고 밖으로 나가 심히 통곡하였다. 누가복음은 그 순간 주께서 돌이켜 베드로를 보셨다고 적는다(누가복음 22:61).
배경
마태복음은 이 일이 대제사장 가야바의 집에서 일어났다고 적는다(마태복음 26:57). 요한복음은 예수가 먼저 가야바의 장인 안나스에게 끌려갔다고 기록한다. 또 대제사장과 아는 사이인 다른 제자의 주선으로 베드로가 뜰에 들어갔다고 전한다. 이 장면은 밤중에 열린 예수의 재판과 같은 시간에 벌어진다.
사람들이 베드로를 알아본 근거는 복음서마다 다르게 나온다. 마태복음은 그의 말소리를 근거로 드는데(마태복음 26:73), 흔히 갈릴리 지방의 말씨로 이해된다. 요한복음은 베드로가 귀를 벤 말고의 친척이 그를 알아보았다고 적는다(요한복음 18:26).
"부인하다"로 옮긴 헬라어 동사 '아르네오마이'는 어떤 사람과의 관계를 부정한다는 뜻이다. 마가복음은 닭이 "두 번" 울기 전이라고 적는다(마가복음 14:30, 72). "닭 울 때"는 마가복음 13:35에서 밤 시간을 나누는 구분의 하나로도 쓰인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이 사건은 같은 밤에 일어난 가룟 유다의 배반과 자주 대비된다. 둘 다 예수를 저버렸지만, 베드로는 다시 돌아와 회복된 제자로 그려진다.
예수는 베드로의 믿음이 떨어지지 않도록 기도했다고 말하며 "너는 돌이킨 후에 네 형제를 굳게 하라"고 당부하였다(누가복음 22:32). 마가복음 16:7에서 천사는 부활 소식을 "제자들과 베드로에게" 전하라고 한다.
부활 후 디베랴 바닷가에서 예수는 베드로에게 "나를 사랑하느냐"고 세 번 묻고 "내 양을 먹이라"고 맡긴다(요한복음 21장 15-17절). 이 세 번의 물음은 흔히 세 번의 부인과 짝을 이루는 회복으로 해석된다. 이후 베드로는 오순절 성령 강림 때 담대히 복음을 전한다(사도행전 2장).
해석과 논점
- 복음서 간 차이: 베드로에게 묻는 사람, 닭이 우는 횟수, 장소의 세부가 복음서마다 조금씩 다르다. 많은 해석자는 같은 사건을 각 복음서가 다른 관점으로 전한 것으로 본다. 반면 세부를 모두 맞추려고 부인이 세 번보다 많았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 강조점의 차이: 천주교는 요한복음 21장의 회복 장면을 베드로에게 맡겨진 목자 직분, 곧 교황의 수위권(으뜸 권위) 논의와 연결해 읽는다. 개신교 여러 교단은 이 장면을 실패한 신자를 다시 세우는 은혜와 회개의 본보기로 주로 읽는다.
- 본문 밖 전승과의 구분: 베드로가 평생 닭 우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울었다는 이야기는 성경에 없는 후대의 전승이다. 거꾸로 매달린 십자가에서 순교했다는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요한복음 21:18-19는 그의 죽음을 암시할 뿐 그 방식은 말하지 않는다.
한국 교회에서
이 본문은 고난주간 설교와 새벽기도회 등에서 자주 다루어진다. 한국 교회에서는 대개 두 가지 방향으로 쓰인다. 하나는 자기 확신을 앞세우던 신자가 넘어졌다가 회복되는 이야기로 읽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듣는 이가 삶에서 예수를 부인하고 있지 않은지 돌아보게 하는 본문으로 읽는 것이다.
함께 보기 8
토론 0
이 문서에 대한 의견, 다른 관점, 고칠 점을 남겨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