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보
인물 · 성경 인물
그리스보는 사도 바울이 고린도에서 전도할 때 온 집안과 함께 예수를 믿은 회당장이다. 바울이 직접 세례를 베푼 몇 안 되는 사람 가운데 하나로 기록되어 있다.
성경의 기록
그리스보는 신약성경에서 두 번 이름이 나온다. 이름은 라틴어 '크리스푸스'(Crispus)를 옮긴 것이다.
- 사도행전 18:8: 바울은 2차 전도 여행 중에 고린도에 머물렀다. 그는 회당에서 유대인들에게 예수가 그리스도라고 증언했으나 반대에 부딪혔다. 그래서 회당 옆에 있는 디도 유스도의 집으로 거처를 옮겼다(사도행전 18:5-7). 이어서 "회당장 그리스보가 온 집안과 더불어 주를 믿으며 수많은 고린도 사람도 듣고 믿어 세례를 받더라"는 기록이 나온다. 회당장은 회당의 예배와 모임을 맡아 운영하던 책임자다. 그가 회당장이었으므로 유대인이었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 고린도전서 1:14: 바울은 고린도 교회가 "나는 바울에게, 나는 아볼로에게" 하며 나뉜 일을 꾸짖는다. 그러면서 자신은 "그리스보와 가이오 외에는" 그들 중 누구에게도 세례를 베풀지 않은 것을 감사한다고 말한다. 곧이어 스데바나의 집 사람들에게도 세례를 주었다고 덧붙인다(고린도전서 1:16).
성경 안에서의 의미
그리스보는 유대교 회당의 지도자가 복음을 받아들인 사례다. 사도행전은 바울이 회당을 떠난 직후 회당장이 믿었다는 사실을 기록한다. 이를 통해 고린도에서 일어난 반대와 그 열매를 함께 보여 준다.
고린도전서에서 그리스보의 이름은 다른 목적으로 쓰인다. 바울은 세례를 누가 베풀었느냐를 두고 편이 갈려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데, 그리스보는 이 논지를 뒷받침하는 예로 등장한다. 바울은 이 대목에서 "그리스도께서 나를 보내심은 세례를 베풀게 하려 하심이 아니요 오직 복음을 전하게 하려 하심이니"(고린도전서 1:17)라고 말한다.
해석과 논점
- "온 집안"과 세례: 사도행전 18:8은 '온 집안'이 믿은 기록이다. 그래서 사도행전 16장 14-15절, 사도행전 16장 30-34절, 사도행전 11장 14절과 함께 유아세례 논쟁에서 자주 거론된다. 장로교·감리교 등 유아세례를 베푸는 교단은 이 '집안 세례' 본문들을 근거로 든다. 언약 공동체인 가정 단위로 세례가 베풀어졌다는 것이다. 침례교 등 신자의 세례를 주장하는 쪽은 본문이 집안 사람들이 "믿으며"라고 적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리고 이 본문에 유아가 포함되었다는 근거는 없다고 본다. 자세한 내용은 세례와 침례 문서를 참고할 수 있다.
- 소스데네와의 관계: 사도행전 18:17에는 '회당장 소스데네'가 나온다. 그래서 그리스보가 믿은 뒤 소스데네가 그 자리를 이었다고 보는 해석이 있다. 그러나 본문은 두 사람의 관계를 직접 밝히지 않는다. 한 회당에 회당장이 여럿 있었을 가능성을 드는 견해도 있다.
- 본문 밖의 전승: 후대의 교회 문헌에는 그리스보가 아이기나 섬의 감독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는 성경에 없는 전승이며, 역사적 사실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
한국 교회에서
한국 교회 설교에서 그리스보는 고린도 교회의 분열을 다루는 고린도전서 1장 강해에서 주로 언급된다. 또 사도행전 18:8은 '한 사람이 믿어 온 가족이 구원받는' 본문으로 인용되곤 하며, 사도행전 16:31과 함께 가정 전도를 강조할 때 쓰인다. 교회학교에서는 바울의 고린도 사역을 배울 때 브리스길라와 아굴라와 함께 소개되는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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