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쿠로스 학파와 스토아 학파
성경 · 무리·민족
에피쿠로스 학파와 스토아 학파는 사도행전 17장에서 아덴(아테네)에 간 바울과 논쟁한 두 그리스 철학 학파이다. 바울의 아레오바고 설교가 나오게 된 배경이 된다.
성경 본문
사도행전 17장에 나온다. 2차 전도 여행 중 바울이 아덴에 머물 때의 일이다. 바울은 도시에 우상이 가득한 것을 보고 회당과 장터에서 날마다 사람들과 변론했다. 이때 "어떤 에피쿠로스와 스토아 철학자들"이 그와 쟁론했다(사도행전 17:18). 어떤 이는 바울을 "말쟁이"라 했고, 어떤 이는 "이방 신들을 전하는 사람"이라 했다. 본문은 그 까닭을 바울이 예수와 부활을 전했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이들은 바울을 아레오바고로 데려가 그의 가르침을 들었다(사도행전 17:19-31). 죽은 자의 부활 이야기가 나오자 어떤 이는 조롱했고, 디오누시오와 다마리 등 몇 사람은 믿었다(사도행전 17:32-34).
배경
- 에피쿠로스 학파: 기원전 4~3세기 아테네에서 에피쿠로스가 세운 학파이다. 세계를 원자의 결합으로 설명했다. 신들이 있더라도 사람의 일에는 간섭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고통과 마음의 동요가 없는 상태를 행복으로 여겼고, 죽으면 영혼도 흩어진다고 보았다.
- 스토아 학파: 키프로스 출신 제논이 아테네의 '채색 주랑(스토아 포이킬레)'에서 가르친 데서 이름이 왔다. 우주에 신적 이성인 로고스가 두루 퍼져 있다고 보았다. 이성과 자연을 따르며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삶을 덕으로 여겼다.
두 학파 모두 몸의 부활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말쟁이"로 옮긴 헬라어 스페르몰로고스는 본래 '씨앗을 쪼아 먹는 새'라는 뜻이다.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말을 늘어놓는 사람을 낮잡아 부르는 말로 쓰였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아레오바고 설교는 성경을 모르는 이방인 청중에게 복음을 전한 사례이다. 바울은 하나님이 세계를 지으셨고, 손으로 지은 전에 계시지 않으며, 모든 족속을 한 혈통으로 만드셨다고 말했다(사도행전 17:24-26). "우리가 그의 소생이라"(17:28)라는 헬라 시인의 말도 인용했는데, 스토아 사상의 영향을 받은 시인 아라토스의 시구로 알려져 있다. 설교는 회개를 촉구하고, 하나님이 부활시키신 분을 통해 세상을 심판하신다는 선언으로 끝난다. 이 결론은 두 학파의 생각 모두와 부딪친다. "헬라인은 지혜를 찾으나"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를 전한다는 고린도전서 1장 22-25절과 함께 읽히기도 한다.
해석과 논점
- 아덴 전도의 평가: 일부 해석자는 고린도전서 2장 2절을 아덴에서 쓴 철학적 접근에 대한 바울의 반성으로 읽는다. 이 구절은 바울이 고린도에서 그리스도와 십자가 외에는 알지 않기로 작정했다고 말한다. 다른 해석자는 누가가 이 설교를 본보기로 기록했고 믿은 사람도 있었다는 점을 들어 이 견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 아레오바고에서의 자리: 바울이 정식 심문을 받은 것인지, 비공식적으로 가르침을 설명한 것인지를 두고 학자들의 견해가 갈린다.
- 철학과 신앙: 이 본문은 상대의 사상과 언어를 복음 전도의 접점으로 삼은 예로 읽히기도 한다. 반대로 부활 선포를 통해 철학과 선을 그은 예로 읽히기도 한다.
- 본문 밖 전승: 디오누시오가 뒤에 아덴 교회의 첫 감독이 되었다는 이야기는 교회사가 에우세비오스가 전하는 전승이다. 사도행전에는 나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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