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립 (분봉왕)
인물 · 성경 인물
헤롯 대왕의 아들로, 갈릴리 호수 북동쪽의 이두래·드라고닛 일대를 다스린 분봉왕이다. 누가복음 3:1에 이름이 나오고, 가이사랴 빌립보를 세운 인물로 알려져 있다.
성경의 기록
빌립은 헤롯 대왕의 아들이다. 아버지가 죽은 뒤 나라가 셋으로 나뉘었고, 그는 이때 갈릴리 호수 북동쪽 지역을 받아 다스렸다. 그의 직함인 분봉왕(分封王)은 로마가 나라의 일부를 떼어 맡긴 지방 통치자를 가리킨다. 성경에서 그의 이름이 직접 나오는 곳은 누가복음 3:1 한 곳이다. 이 구절은 세례 요한이 사역을 시작한 때를 밝히면서 빌립이 "이두래와 드라고닛 지방의 분봉 왕"이었다고 적는다.
그 밖의 본문에서는 그가 세운 도시 이름으로만 나타난다. 그는 헤르몬산 기슭의 바니아스를 새로 짓고 로마 황제를 기려 가이사랴라고 불렀다. 지중해 연안의 가이사랴와 구별하기 위해 이 도시는 '빌립의 가이사랴', 곧 가이사랴 빌립보로 불렸다. 베드로가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한 곳이 바로 이 지역이다(마태복음 16:13-20, 마가복음 8:27-30). 1세기 유대 역사가 요세푸스는 그가 벳새다를 도시로 키우고 율리아스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전한다.
성경 안에서의 의미
누가는 빌립을 디베료 황제, 본디오 빌라도, 헤롯 안디바와 나란히 적는다. 이렇게 함으로써 복음 사건을 실제 역사의 특정 시점 위에 놓는다. 예수가 갈릴리를 떠나 머문 가이사랴 빌립보 일대는 빌립의 영지에 속했다. 그래서 이곳을 안디바의 통치권 밖이었던 지역으로 주목하는 해석도 있다. 다만 벳새다가 정확히 어디에 있었는지는 학자마다 견해가 다르다.
해석과 논점
- 헤로디아의 첫 남편과 같은 사람인가: 마태복음 14:3과 마가복음 6:17은 헤롯 안디바가 "동생 빌립의 아내" 헤로디아를 아내로 맞았다고 적는다. 그런데 요세푸스는 헤로디아의 첫 남편을 또 다른 이복형제 '헤롯'이라고 부르고, 분봉왕 빌립은 헤로디아의 딸 살로메와 결혼했다고 전한다. 그래서 많은 학자는 두 사람을 서로 다른 인물로 보고, 헤로디아의 첫 남편을 흔히 '헤롯 빌립'이라고 부른다. 그 사람이 '빌립'이라는 이름도 함께 썼다고 보는 견해가 있고, 복음서와 요세푸스의 기록이 서로 어긋난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자세한 내용은 헤로디아와 살로메 문서를 참고할 수 있다.
- 다른 빌립과의 구분: 열두 제자 가운데 하나인 빌립이나 사도행전의 전도자 빌립과는 이름만 같은 다른 인물이다.
- 성경 밖의 이야기: 그가 온건하게 다스렸다는 평가, 자녀 없이 죽은 뒤 영지가 로마에 편입되었다가 아그립바 1세에게 넘어갔다는 이야기는 모두 요세푸스가 전하는 내용이다. 성경 본문에는 나오지 않는다. 그가 죽은 때는 기원후 30년대 중반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교회에서
이 인물을 두고 교단 사이에 다른 해석은 거의 없다. 그를 주인공으로 다루는 설교도 드물다. 주로 베드로의 신앙고백 본문에서 가이사랴 빌립보라는 지명을 설명할 때 언급된다. 또 세례 요한의 죽음 본문을 풀 때 헤로디아의 첫 남편과 혼동하지 않도록 구별하는 맥락에서 소개된다. 이스라엘 성지순례에서는 가이사랴 빌립보 유적(바니아스)을 찾는 일정이 많아, 그곳에서 이 도시를 세운 인물로 이름이 소개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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