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라
인물 · 성경 인물
고라는 민수기 16장에서 레위 지파 사람으로서 다단·아비람과 함께 모세와 아론의 권위에 맞서다 심판을 받은 인물이다. 그의 후손인 '고라 자손'은 시편 여러 편의 표제에 이름이 남아 있다.
성경의 기록
고라는 레위의 증손이고 고핫의 손자이며 이스할의 아들이다(출애굽기 6:21). 그는 레위인 가운데 성막 기물을 맡은 고핫 자손에 속했다. 성경에는 같은 이름의 다른 인물도 나온다. 에서의 아들 고라(창세기 36:5)가 그 예이다.
민수기 16장에 따르면 고라는 르우벤 지파의 다단과 아비람, 온과 함께 회중의 지휘관 250명을 모아 모세와 아론에게 맞섰다. 그들은 "회중이 다 거룩하고 여호와께서 그들 중에 계시거늘 너희가 어찌하여 스스로를 높이느냐"고 항의했다(민수기 16:3). 모세는 이들이 레위인의 직무에 만족하지 않고 제사장 직분까지 구한다고 지적했다(민수기 16:10). 이어 다음 날 각자 향로를 들고 나와 하나님의 선택을 받으라고 제안했다.
이튿날 땅이 갈라져 다단과 아비람의 가족, 그리고 "고라에게 속한 모든 사람"을 삼켰다. 분향하던 250명은 여호와에게서 나온 불에 타 죽었다(민수기 16:31-35). 그들이 쓰던 놋 향로는 두들겨 펴서 제단을 싸는 판으로 만들었다. 아론의 자손이 아닌 사람은 분향하지 못한다는 것을 기억하게 하기 위해서였다(민수기 16:38-40). 다음 날 백성이 다시 원망하자 염병이 돌아 14,700명이 죽었다. 이어 17장에서는 아론의 지팡이에 싹이 나는 일로 아론 집안의 제사장직이 확인된다.
성경 안에서의 의미
민수기 26:11은 "고라의 아들들은 죽지 아니하였더라"고 기록한다. 그 후손은 성전에서 노래하는 일과 문 지키는 일을 맡았다(역대상 6:33-37, 9:19). 시편 42편, 44~49편, 84·85·87·88편의 표제에는 "고라 자손"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신약에서는 유다서 1:11이 교회에 들어온 거짓 교사들을 가인, 발람과 함께 묶어 "고라의 패역을 따라 멸망을 받았다"고 말한다. 이 구절에서 고라는 하나님이 세운 질서를 거스른 반역의 대표로 쓰인다.
해석과 논점
- 고라 자신의 최후: 본문만으로는 고라가 땅에 삼켜졌는지, 250명과 함께 불에 탔는지 분명하지 않다. 해석자마다 다르게 읽는다.
- "회중이 다 거룩하다"는 주장: 개신교 해석자들은 대체로 이렇게 설명한다. 문제는 백성의 거룩함이라는 생각 자체가 아니라, 하나님이 아론 집안에 맡긴 제사장직을 스스로 차지하려 한 데 있었다는 것이다. 신약의 만인제사장 교리는 모든 신자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께 나아간다는 가르침이다. 따라서 고라의 요구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본다.
- 덧붙여 전해지는 이야기: 유대교 문헌에도 고라가 나온다. 미쉬나 『아보트』는 "하늘을 위하지 않은 논쟁"의 예로 고라 무리를 든다. 미드라시에는 고라가 부자였다거나 모세를 조롱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런 이야기는 성경 본문에 없는 후대의 전승이다.
한국 교회에서
한국 교회 설교에서 고라는 주로 하나님이 세운 질서와 권위를 거스르는 교만과 원망의 예로 언급된다. 반면 이 본문이 교회 안의 정당한 문제 제기까지 '고라의 반역'으로 몰아 목사나 지도자에 대한 비판을 막는 데 쓰인다는 비판도 있다. 아버지는 심판을 받았으나 자손은 살아남아 찬양하는 자리에 섰다는 대비는 하나님의 은혜를 말하는 설교와 교회학교 공과에서 자주 다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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