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리오스
성경 · 개념·용어
퀴리오스(κύριος)는 '주', '주인'을 뜻하는 그리스어이다. 칠십인역에서 하나님의 이름을 옮길 때 쓰였고, 신약에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부르는 대표 칭호로 쓰인다.
성경에서의 쓰임
퀴리오스는 신약성경에서 수백 번 나온다. 쓰임은 크게 세 가지이다.
- 일상의 주인: 종이나 재산을 가진 주인을 가리킨다. 달란트 비유의 '주인'이 이 낱말이다.
- 존칭: 상대를 높여 부르는 말로 쓰인다. 사마리아 여인은 예수를 처음 만났을 때 "주여"라고 불렀다(요한복음 4:11).
- 신앙고백의 칭호: 예수를 하나님과 같은 자리에 두는 칭호로 쓰인다. "네가 만일 네 입으로 예수를 주로 시인하며"(로마서 10:9), "성령으로 아니하고는 누구든지 예수를 주시라 할 수 없느니라"(고린도전서 12장 3절), 도마의 고백 "나의 주님이시요 나의 하나님이시니이다"(요한복음 20장 28절)가 대표적이다.
배경
헬라어(고대 그리스어)를 쓰던 세계에서 퀴리오스는 주인을 부르는 말이었고, 신이나 통치자를 높이는 칭호로도 쓰였다. 구약을 그리스어로 옮긴 칠십인역은 현존 사본 대부분에서 하나님의 이름 여호와(네 글자로 된 히브리어 이름)를 퀴리오스로 옮겼다. 이는 유대인이 하나님의 이름을 소리 내어 읽지 않고 아도나이('나의 주')로 바꿔 읽던 관습과 맞닿아 있다. 다만 초기 유대인 사본 일부는 하나님의 이름을 히브리 문자로 그대로 남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약에서 신약으로
신약 저자들은 칠십인역에서 하나님을 가리키던 퀴리오스 구절을 예수께 적용하였다. 바울은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받으리라"(요엘 2장 32절)를 로마서 10:13에서 예수에 대한 말씀으로 인용하였다. 빌립보서 2장 9-11절은 "모든 무릎을 내게 꿇겠고"라는 이사야 45:23의 표현을 빌려, 모든 입이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시인한다고 말한다. 시편 110:1 "여호와께서 내 주에게 말씀하시기를"도 예수께 적용되었다(마가복음 12:36, 사도행전 2:34). 아람어 기도인 마라나타("우리 주여 오시옵소서", 고린도전서 16장 22절)는 예수를 주로 부르는 고백이 아람어를 쓰던 초기 공동체에서도 쓰였음을 보여 준다.
해석과 논점
- 삼위일체 신앙과의 관계: 정통 교회는 하나님께 쓰던 칭호를 예수께 쓴 것을 예수의 신성을 보여 주는 증거로 읽는다(고린도전서 8장 4-6절).
- 기원 논쟁: 20세기 초 독일 학자 빌헬름 부세트 등은 이 칭호가 헬라 세계의 제의(종교 의식)에서 왔다고 보았다. 다른 학자들은 마라나타를 근거로 이 칭호가 초기 유대계 신앙에서 비롯되었다고 반론한다.
- 로마 황제와의 대비: 일부 학자는 "예수는 주시다"라는 고백이 황제를 주로 부르던 로마의 관행에 맞선 의미를 지녔다고 해석한다.
- 여호와의 증인의 번역: 여호와의 증인은 신약 원문에 하나님의 이름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자신들의 번역본에서 퀴리오스 일부를 '여호와'로 옮긴다. 주류 교회와 학계는 현존하는 신약 그리스어 사본에 그런 표기가 없다는 점을 들어 이 견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 흔한 오해: 퀴리오스가 언제나 신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같은 낱말이 단순 존칭이나 주인을 뜻하기도 하므로 문맥에 따라 읽어야 한다.
한국 교회에서
개역개정은 신약의 퀴리오스를 '주'로, 구약의 하나님 이름을 '여호와'로 옮긴다. 새번역은 구약의 하나님 이름도 '주'로 옮기고, 공동번역은 '야훼'로 옮긴다. 기도와 찬양에서 쓰는 '주님', '주여'가 이 칭호에서 온 말이며, 통성기도를 시작할 때 "주여"를 세 번 부르는 관습도 널리 행해진다. 대한성공회, 기독교한국루터회 등 전례를 중시하는 교회는 "주여, 불쌍히 여기소서"라는 뜻의 그리스어 기도 '키리에 엘레이손'을 예배에서 쓴다.
함께 보기 8
토론 0
이 문서에 대한 의견, 다른 관점, 고칠 점을 남겨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