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회 시편
성경 · 개념·용어
참회 시편은 시편 가운데 죄를 고백하고 하나님의 용서를 구하는 내용이 두드러진 일곱 편(6·32·38·51·102·130·143편)을 교회 전통이 한데 묶어 부르는 이름이다.
어떤 시편인가
참회 시편은 성경 자체가 붙인 이름이 아니다. 후대 교회가 시편에서 일곱 편을 골라 이렇게 불렀다. 참회(懺悔)는 지은 죄를 뉘우친다는 뜻이다. 일곱 편은 다음과 같다.
- 6편: 병과 고통 속에서 주의 진노를 거두어 달라고 비는 기도이다.
- 32편: 죄를 숨기다가 고백한 뒤 받은 용서의 기쁨을 노래한다(시편 32편 5절).
- 38편: 죄로 인한 몸과 마음의 고통을 호소한다.
- 51편: 일곱 편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시편이다. 깨끗한 마음과 새 영을 구하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제사는 "상한 심령"이라고 고백한다(시편 51편 16-17절).
- 102편: 고난받는 사람의 기도로, 시온의 회복을 바란다.
- 130편: "깊은 곳에서" 부르짖으며 주의 용서와 구속을 기다린다.
- 143편: "주의 눈앞에는 의로운 인생이 하나도 없나이다"(2절)라고 고백하며 구원을 구한다.
배경
51편의 표제는 다윗이 밧세바와 동침한 뒤 선지자 나단이 찾아왔을 때 지은 시라고 밝힌다. 이 표제는 사무엘하 11~12장의 사건과 이어진다. 102편을 뺀 다섯 편에도 다윗의 이름이 붙어 있고, 130편은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에 속한다.
일곱 편을 하나로 묶는 관습은 6세기 카시오도루스의 시편 주석에서 처음 분명하게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임종 무렵 참회의 시편을 벽에 붙여 두고 읽었다고 전기 작가 포시디우스가 기록했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신약은 이 시편들을 죄 용서와 칭의를 설명하는 데 인용한다. 바울은 로마서 4장 6~8절에서 32편 1~2절을 인용해, 행위가 아니라 하나님이 의로 여겨 주시는 복을 설명한다. 143편 2절의 고백은 율법의 행위로 의롭다 함을 얻을 육체가 없다는 바울의 진술(갈라디아서 2장 16절)과 맞닿아 있다고 보는 해석이 많다.
해석과 논점
- 묶음의 성격: 6편, 102편처럼 죄 고백보다 고난 속의 탄식에 가까운 시편도 들어 있다. 그래서 학자들은 일곱 편이 내용보다 교회의 예배 전통에 따라 정해진 묶음이라고 본다.
- 표제의 역사성: 51편 표제를 다윗이 직접 쓴 기록으로 보는 전통적 견해와, 후대에 붙인 해설로 보는 견해가 있다.
- 51편 5절: "죄악 중에 출생하였음이여"라는 구절을 개혁주의 전통은 원죄 교리의 근거로 자주 든다. 반면 이 구절을 화자가 자기 죄의 깊이를 고백한 시적 표현으로 읽는 해석도 있다.
- 교회력에서의 쓰임: 천주교와 성공회, 루터교는 사순절과 재의 수요일에 참회 시편, 특히 51편을 낭독해 왔다. 마르틴 루터는 1517년에 일곱 참회 시편의 독일어 번역과 해설을 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교회에서
한국 개신교에서는 일곱 편을 묶은 이름보다 51편과 32편이 개별 본문으로 더 자주 쓰인다. 두 시편은 회개를 주제로 한 설교, 고난주간과 사순절 묵상, 부흥회 설교 본문으로 흔히 선택된다. 51편 10절의 "정한 마음을 창조하시고"는 기도와 찬양 가사에 자주 인용된다. 교회력에 따라 성서정과를 쓰는 대한성공회와 일부 감리교회는 재의 수요일에 51편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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