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정의 말씀
예배·예식
예수가 최후의 만찬에서 떡과 잔을 들고 하신 말씀으로, 교회가 성찬을 베풀 때 그 근거로 낭독하거나 기도 속에 넣어 외는 성경 본문이다.
정의와 뜻
제정의 말씀은 예수 그리스도가 최후의 만찬에서 떡과 잔을 나누며 하신 말씀을 가리킨다. 이 말씀으로 성찬이 처음 세워졌다(제정되었다)는 뜻에서 이렇게 부르며, '성찬 제정사' 또는 '제정사'라고도 한다. 대부분의 교회는 이 말씀을 성찬을 행하는 근거이자 명령으로 이해한다. 그래서 성찬을 베풀 때는 이 말씀을 낭독하거나 기도 안에 넣어 반드시 외운다.
성경적·역사적 배경
제정의 말씀은 신약성경 네 곳에 기록되어 있다. 마태복음 26:26-28, 마가복음 14:22-24, 누가복음 22:19-20, 고린도전서 11:23-26이다. 이 가운데 바울이 쓴 고린도전서의 기록이 문헌으로는 가장 이른 것으로 흔히 여겨진다.
네 본문은 표현이 조금씩 다르다.
- 마태복음과 마가복음은 잔을 "언약의 피"라 부른다. 이는 모세가 언약을 맺을 때 한 말(출애굽기 24:8)을 떠올리게 한다.
- 누가복음과 고린도전서는 잔을 "내 피로 세우는 새 언약"이라 하고 "나를 기념하라"는 명령을 덧붙인다. 여기서 '새 언약'은 예레미야 31:31의 약속과 이어진다(새 언약 참고).
- 마태복음에는 "죄 사함을 얻게 하려고"라는 말이 더 있다.
초대교회 이래 거의 모든 성찬 예식이 이 말씀을 포함해 왔다. 다만 "이것은 내 몸이다"라는 말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대해서는 교파마다 견해가 갈린다.
- 천주교는 사제가 이 말씀을 외며 떡과 포도주를 축성(거룩하게 구별함)하는 순간을 중시한다.
- 마르틴 루터는 이 말을 글자 그대로 받아들였다.
- 울리히 츠빙글리는 이 말을 상징과 기념의 뜻으로 해석했다.
- 장 칼뱅은 그리스도가 영적으로 임재한다고 설명했다.
루터와 츠빙글리는 1529년 마르부르크 회담에서 이 문제를 논의했으나 합의하지 못했다. 자세한 내용은 성찬 논쟁에서 다룬다.
한국 교회에서의 실제
한국 개신교의 성찬에서는 대개 목사가 고린도전서 11:23-26을 낭독하는 것으로 제정의 말씀을 대신한다. 집례자는 "이것은 너희를 위하는 내 몸이니"라는 대목에서 떡을 들거나 떼고, 잔에 관한 대목에서 잔을 든다. 동작과 말씀을 함께 보이는 것이다.
교단마다 순서와 강조점은 조금씩 다르다.
- 장로교: 예식서에 따라 제정의 말씀을 낭독한 뒤 성찬 기도를 드리고 떡과 잔을 나눈다(분병·분잔). 목사가 집례하고 장로가 배종(떡과 잔을 회중에게 나르는 일)을 돕는 경우가 많다.
- 기독교대한감리회·대한성공회: 예문(정해진 예식 문안)의 감사기도 안에 제정의 말씀이 들어 있어, 기도의 한 부분으로 외는 형식이 주로 쓰인다.
- 기독교한국루터회: 제정의 말씀을 그리스도의 약속으로 보고, 성찬의 중심 요소로 특히 중시한다.
- 침례교 등: 성찬을 흔히 '주의 만찬'이라 부르며, 이 말씀을 낭독할 때 "나를 기념하라"는 기념의 뜻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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