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
교리·신학
유기(遺棄)는 하나님이 영원 전에 어떤 사람들을 구원으로 택하지 않고 그 죄 가운데 내버려 두기로 정하셨다는 개혁주의의 예정 교리로, 선택과 짝을 이룬다.
정의와 뜻
유기(遺棄)는 '내버려 둔다'는 뜻의 한자어이다. 신학에서는 하나님이 어떤 사람들을 구원으로 택하지 않고 그들의 죄 가운데 두기로 정하셨다는 교리를 가리키며, 영어로는 reprobation이라 한다. 구원받을 사람을 택하는 '선택'과 짝을 이루어 예정론의 한 부분을 이룬다. 선택과 유기를 함께 말하는 입장을 흔히 '이중예정'이라 부른다.
개혁주의 신학은 유기를 두 측면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첫째는 하나님이 어떤 이들을 구원의 은혜로 이끌지 않고 지나치신다는 '간과'이다. 둘째는 그들을 그들 자신의 죄 때문에 심판하기로 정하셨다는 측면이다. 이 설명에 따르면 정죄의 근거는 사람의 죄에 있다.
성경적·역사적 배경
유기 교리를 받아들이는 쪽은 여러 본문을 근거로 든다. 로마서 9장 18-23절의 "하고자 하는 자를 완악하게 하시느니라"는 말씀, 로마서 9:13의 야곱과 에서 이야기, 바로의 마음이 완악해진 출애굽 기사, 베드로전서 2:8 등이다. 반대쪽은 하나님이 모든 사람의 구원을 원하신다는 디모데전서 2:4, 에스겔 18장 23절, 베드로후서 3:9를 들어 유기를 하나님의 영원한 작정으로 보지 않는다.
역사적으로 아우구스티누스가 예정 교리의 토대를 놓았다. 종교개혁기에는 장 칼뱅이 『기독교 강요』에서 선택과 유기를 함께 다루었다. 1618~1619년의 도르트 신조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제3장도 유기를 고백한다. 반면 아르미니우스주의와 존 웨슬리는 무조건적 유기를 거부했다. 루터교회의 일치신조도 멸망을 하나님의 작정으로 돌리지 않는다. 20세기에 칼 바르트는 예수 그리스도를 택함받은 자이자 버림받은 자로 보아 이 교리를 그리스도 중심으로 재해석했다.
한국 교회에서의 실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을 교리 표준으로 삼는 장로교단에서는 신학교 조직신학 과목에서 유기를 예정론의 일부로 가르친다.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대한예수교장로회(고신) 등이 여기에 속한다. 다만 설교에서 유기를 직접 다루는 일은 드물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도 예정 교리를 "특별히 신중하게" 다루라고 권한다.
기독교대한감리회, 기독교대한성결교회 등 웨슬리 신학 전통의 교단은 이 교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들 교단은 모든 사람에게 주어지는 선행 은총과 인간의 응답을 강조한다. 오순절 계열과 침례교는 교회와 신학자에 따라 견해가 다양하다. 이 차이는 예정과 자유의지 논쟁의 주요 쟁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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