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디오니시우스
인물
위디오니시우스는 5세기 말~6세기 초에 활동한 것으로 추정되는 익명의 그리스도교 저술가이다. 사도행전의 '아레오바고 관원 디오누시오'의 이름으로 글을 썼으며, 부정신학과 천사 계급론으로 중세 신학에 큰 영향을 주었다.
생애
위디오니시우스는 5세기 말에서 6세기 초에 활동한 것으로 추정되는 익명의 그리스도교 저술가이다. 그는 자신을 사도행전 17:34에 나오는 디오누시오라고 소개하며 글을 썼다. 디오누시오는 아덴에서 바울의 설교를 듣고 믿은 아레오바고 관원이다. 이름 앞의 '위(僞)'는 '거짓, 남의 이름을 빌림'이라는 뜻이다. 사도 시대 인물의 이름을 빌려 쓴 저자라는 점을 나타내려고 붙인 말이다. 실제 이름과 출생지, 생몰 연도는 알려져 있지 않다. 학계에서는 시리아 지역의 수도사였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그의 저작은 6세기 전반에 처음 인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역과 업적
전해지는 저작은 흔히 '디오니시우스 문서'라고 부른다. 네 편의 논고와 편지 10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 신명론: 성경이 하나님을 부르는 이름(선, 빛, 생명 등)이 무엇을 뜻하는지 다룬다.
- 신비신학: 하나님은 사람의 모든 개념을 넘어선다고 본다. 그래서 "하나님은 ~이 아니다"라고 하나씩 부정해 나가는 방식으로 하나님께 다가가는 길을 설명한다. 이런 접근을 부정신학이라 한다.
- 천상위계론: 천사를 세 무리, 아홉 계급으로 나누었다. 첫째 무리는 스랍·그룹·보좌, 둘째 무리는 주관·능력·권세, 셋째 무리는 정사·천사장·천사이다.
- 교회위계론: 세례·성찬 같은 예식과 성직 질서를 상징적으로 풀이한다.
그의 글에는 신플라톤주의 철학, 특히 5세기 철학자 프로클로스의 사상과 가까운 개념과 표현이 많다. 저작은 사도의 제자가 쓴 글로 여겨졌기 때문에 큰 권위를 얻었다. 동방 교회에서는 고백자 막시무스가 주석을 달았다. 서방에서는 9세기에 요하네스 스코투스 에리우게나 등이 라틴어로 번역했다. 이후 토마스 아퀴나스를 비롯한 중세 신학자들이 그의 글을 자주 인용했고, 서방 신비주의 전통에도 깊은 영향을 남겼다.
한국 교회에 끼친 영향
한국 개신교에서 위디오니시우스의 저작이 직접 널리 읽히지는 않는다. 그는 주로 신학교의 교회사·영성신학·조직신학 강의에서 소개된다. 천사의 아홉 계급이나 부정신학 같은 개념은 그의 저작에서 비롯된 것으로 설명된다. 관상기도 논쟁에서도 그의 이름이 거론되는 일이 있다. 비판하는 쪽은 이 기도 방식의 뿌리를 기독교 신비주의에서 찾으면서 그를 함께 언급한다. 옹호하는 쪽은 그를 교회의 오랜 영성 유산의 일부로 본다.
평가
- 저자 문제: 15세기에 로렌초 발라, 16세기에 에라스뮈스가 이 글이 사도 시대의 저작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19세기 말에는 프로클로스의 사상에 기대고 있다는 점이 연구로 드러났다. 그 뒤로 5세기 이후의 저작이라는 견해가 학계의 정설이 되었다.
- 종교개혁자의 비판: 마르틴 루터는 『교회의 바벨론 포로』에서 그가 그리스도인이라기보다 플라톤주의자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장 칼뱅은 『기독교 강요』에서 그의 천사 계급론을 성경에 근거가 없는 사변이라고 비판했다.
- 오늘날의 평가: 천주교와 정교회에서는 사도 시대 저작이 아니라는 점을 받아들이면서도 신학적·영성적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견해가 많다. 개신교 안에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성경보다 철학에 기댄 신비주의라고 비판하는 견해가 있고, 하나님의 초월성을 깊이 다룬 신학 자산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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