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성경)
성경 · 개념·용어 · 같은 말: 세상, 코스모스
성경에서 '세상'은 하나님이 지으신 우주와 인류를 가리키는 동시에, 하나님을 떠나 그분께 맞서는 인간 사회의 질서를 뜻하기도 하는 말이다.
성경에 나오는 곳
신약성경에서 '세상'은 주로 헬라어 코스모스를 옮긴 말이다. 특히 요한복음과 요한일서에 많이 나온다. 한 낱말이 문맥에 따라 몇 가지 뜻으로 쓰인다.
- 창조된 우주: "우주와 그 가운데 있는 만물을 지으신 하나님"(사도행전 17:24)
- 사람들, 인류: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요한복음 3:16),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마태복음 5:14)
- 하나님을 거스르는 질서: "이 세상이나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하지 말라"(요한일서 2:15), "세상과 벗된 것이 하나님과 원수 됨"(야고보서 4:4). 요한복음은 사탄을 "이 세상 임금"(요한복음 12:31)이라 부른다.
요한복음 1:10은 한 절 안에서 이 뜻들을 함께 쓴다. 세상은 말씀으로 지어졌지만, 그 세상이 말씀을 알아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낱말의 배경
코스모스는 본래 '질서', '꾸밈'을 뜻한다. 베드로전서 3:3에서 '단장'으로 옮긴 말도 같은 낱말이다. 구약에는 이에 꼭 맞는 한 낱말이 없다. 그래서 "하늘과 땅"(창세기 1:1)이나 '세계'(시편 24:1) 같은 표현으로 온 피조 세계를 나타낸다.
개역개정에서 '세상'이라고 옮긴 말이 모두 코스모스인 것은 아니다. "세상 끝날까지"(마태복음 28:20)의 원어는 시대·세대를 뜻하는 아이온이다. 로마서 12:2의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도 같은 낱말이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구약은 세상을 하나님이 지으시고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창세기 1:31)고 하신 피조물로 그린다. 신약은 이 바탕 위에서 타락한 인간 사회의 질서를 '세상'이라 부르고, 그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과 구원을 말한다. 고린도후서 5:19는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세상을 자기와 화목하게 하신다고 말한다. 요한계시록 11:15는 "세상 나라가 우리 주와 그리스도의 나라가 되어"라고 하여 하나님 나라의 완성을 내다본다.
해석과 논점
- 속죄의 범위: 칼빈주의 전통의 상당수는 요한복음 3:16과 요한일서 2:2의 '세상'을 유대인만이 아닌 모든 민족의 사람들로 읽는다. 아르미니우스주의와 웨슬리 신학 전통은 이를 예외 없는 모든 사람으로 읽는다.
- 세상과의 관계: 예수는 제자들을 세상에서 데려가지 말고 악에서 지켜 달라고 기도한다(요한복음 17:15). 재세례파 전통은 세상과 구별된 공동체를 강조한다. 개혁주의 안에서 아브라함 카이퍼의 흐름은 문화 명령과 일반 은총을 근거로 사회와 문화에 참여하는 쪽을 강조한다. H. 리처드 니버의 『그리스도와 문화』(1951)는 이런 태도들을 유형별로 정리한 책으로 알려져 있다.
- 흔한 오해: "세상을 사랑하지 말라"는 말을 물질이나 몸 자체가 악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는 영지주의에 가까운 생각이다. 성경 본문이 경계하는 것은 창조 세계가 아니라 하나님을 떠난 욕망과 질서(요한일서 2:16)이다.
한국 교회에서
한국 교회에서는 '세상 사람', '세상 노래', '세상 일'처럼 교회 밖을 통틀어 가리키는 말로 흔히 쓴다. 이런 말투가 교회와 일상을 둘로 나누는 이원론을 낳는다는 비판도 교회 안에서 나온다. 요한복음 3:16은 전도지와 암송 구절로 널리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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