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본문
성경 · 개념·용어
다수 본문은 현존하는 신약성경 헬라어 사본 가운데 수적으로 가장 많은 중세 비잔틴 계열 사본의 공통된 읽기를 따라 재구성한 본문을 가리키는 본문비평 용어이다.
개요
다수 본문은 성경 속 특정 구절에 나오는 낱말이 아니다. 신약성경 헬라어 원문을 어떻게 정할지를 다루는 본문비평(여러 사본을 비교해 원문에 가까운 본문을 찾는 학문)의 용어이다. 현재 남아 있는 신약 헬라어 사본은 5천 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가운데 대다수를 차지하는 비잔틴 계열 사본의 읽기를 기준으로 삼은 본문을 다수 본문이라 하며, '비잔틴 본문'과 거의 같은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구약성경에는 이 용어를 쓰지 않는다.
배경
서방 교회에서는 라틴어 성경인 불가타가 널리 쓰였다. 반면 비잔틴 제국에서는 헬라어 성경이 계속 필사되었고, 그 결과 오늘날 남은 헬라어 사본의 대부분은 9세기 이후의 비잔틴 계열 사본이다. 19세기 후반 웨스트코트와 호트는 이보다 이른 4세기 무렵의 시내 사본·바티칸 사본 등을 중시해 새 헬라어 본문을 펴냈다. 이 흐름이 오늘날 네슬레-알란트판·UBS판으로 대표되는 비평 본문으로 이어졌다. 같은 시기 영국의 존 버건 등은 전통적으로 쓰여 온 본문을 옹호하며 이 흐름에 반대했다. 20세기 후반에는 호지스와 파스타드가 1982년에, 로빈슨과 피어폰트가 그 뒤에 다수 본문 헬라어 신약을 각각 펴냈다.
비평 본문·공인 본문과 다른 대표 구절
- 마태복음 6:13 끝: 주기도문 끝의 송영("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이 다수 본문에는 있고, 비평 본문에는 없다.
- 마가복음 16:9-20: 다수 본문에는 들어 있다. 비평 본문은 괄호로 묶어 후대에 덧붙여졌을 가능성을 표시한다.
- 요한복음 7:53-8:11: 간음하다 잡힌 여인 이야기로, 다수 본문에 들어 있다.
- 요한일서 5:7-8: 하늘의 세 증인을 언급하는 대목은 킹제임스 성경의 바탕이 된 공인 본문에는 있지만, 다수 본문에는 없다. 사도행전 8:37도 마찬가지이다.
마지막 예에서 보듯 다수 본문은 16세기 에라스뮈스 이래의 인쇄본인 공인 본문과 대체로 비슷하지만 같지는 않다.
해석과 논점
다수 본문을 지지하는 쪽은 교회가 오랫동안 널리 읽고 필사해 온 본문이 원문을 충실히 보존했다고 본다. 오래된 사본이 많이 남은 것은 이집트의 건조한 기후 덕분일 뿐, 그 사본들이 더 정확하다는 뜻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비평 본문을 지지하는 쪽은 사본의 수가 많다는 것은 후대에 많이 베껴졌다는 뜻이라고 본다. 따라서 이른 시기의 사본과 개별 읽기의 성격을 따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논쟁은 교단보다 학자 개인의 입장에 따라 갈린다. 사본 차이로 기독교의 핵심 교리가 바뀌지는 않는다는 데에는 양쪽 학자 다수가 동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교회에서
한국의 여러 교단 신학교에서는 헬라어 교육과 주석에 대체로 비평 본문 판본을 쓴다. 개역개정 등 여러 성경 번역본은 마가복음 16:9-20, 요한복음 7:53-8:11을 괄호로 묶어 사본 차이를 알린다. 국내에서 다수 본문은 주로 공인 본문·킹제임스 성경 옹호론과 함께 성경 번역 논쟁에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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