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로
교리·신학 · 같은 말: 카이로 문자
키로(☧)는 '그리스도'를 뜻하는 그리스어 ΧΡΙΣΤΟΣ의 첫 두 글자 Χ(키)와 Ρ(로)를 겹쳐 만든 기독교 상징이다. 카이로 문자라고도 한다.
정의와 뜻
키로는 그리스어 낱말 ΧΡΙΣΤΟΣ(크리스토스, '그리스도')의 첫 두 글자를 하나로 겹쳐 만든 모노그램(여러 글자를 한 도형으로 합친 기호)이다. 대문자 Χ(키) 위에 Ρ(로)를 세로로 겹쳐 쓰므로, 로마자 X와 P를 겹친 모양으로 보인다. 영어식 발음을 따라 '카이로'라고도 부르며, 한국 교회에서는 모양 그대로 'XP'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리스도'는 히브리어 '메시아'를 그리스어로 옮긴 말로, '기름 부음을 받은 자'라는 뜻이다. 따라서 키로는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키는 이름 표지이며, IHS처럼 이름의 글자를 줄여 만든 기독교 상징에 속한다. 양옆에 그리스어 알파벳의 처음과 끝 글자인 Α(알파)와 Ω(오메가)를 함께 새기는 경우가 많다. 이는 그리스도가 처음과 끝이라는 고백을 담은 표현으로, 요한계시록 1장 8절 등에 나오는 알파와 오메가에서 왔다.
성경적·역사적 배경
키로라는 기호가 성경에 직접 나오지는 않는다. 다만 '그리스도'라는 칭호와 '알파와 오메가'라는 표현은 신약성경에서 왔다. 기독교 이전에도 그리스어 문서에서 같은 모양이 다른 낱말의 약자로 쓰인 예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 기호가 기독교 상징으로 널리 퍼진 것은 4세기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 때다. 312년 밀비우스 다리 전투를 앞두고 콘스탄티누스가 꿈이나 환상에서 계시를 받아 병사들의 방패에 이 표지를 그리게 했다고 락탄티우스와 에우세비우스가 전한다. 두 사람의 기록은 세부 내용에서 차이가 있다. 이후 키로는 라바룸이라 불린 황제의 군기, 주화, 석관, 카타콤(지하 묘지) 벽화 등에 새겨졌다. 기독교가 공인된 시대를 상징하는 표지가 되었고, 중세에는 성경 사본 장식에도 쓰였다. 영어 'Xmas'의 X도 같은 그리스 글자 키에서 왔다.
한국 교회에서의 실제
한국 교회에서 키로는 주로 다음과 같은 곳에서 볼 수 있다.
대한성공회와 기독교한국루터회처럼 예전(정해진 형식과 순서를 따르는 예배)을 중시하는 교단에서 비교적 친숙하게 쓰인다. 천주교에서도 제의와 성당 장식에 널리 쓰인다. 감리교와 장로교에서는 교회력에 따라 강단보와 스톨의 색을 바꾸는 교회가 늘면서 키로 문양을 접하는 일이 많아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혁주의 전통에서는 예배당 안의 형상과 상징을 절제해 온 흐름이 있어, 교회마다 사용 정도가 다르다.
일부 교인은 키로가 로마 황제와 얽힌 기원을 들어 사용을 꺼리기도 한다. 이에 대해 키로는 본래 그리스도의 이름을 줄인 글자일 뿐이라는 설명이 일반적이다. 어느 교단도 이 기호를 교리상 의무로 정하고 있지는 않으며, 사용은 대개 개교회의 판단에 맡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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