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 성경
성경 · 개념·용어
제네바 성경은 1560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영국 개신교 망명자들이 펴낸 영어 성경이다. 절 번호와 풍부한 난외주(본문 옆 해설)로 널리 읽혔고, 킹제임스 성경 이전 영어권에서 가장 대중적인 성경이었다.
제네바 성경은 성경 본문에 나오는 낱말이 아니다. 종교개혁 시대에 나온 영어 성경 번역본의 이름이다.
간행 배경
잉글랜드 여왕 메리 1세(재위 1553~1558)가 개신교를 박해하자 많은 개신교인이 대륙으로 피신하였다. 그 가운데 일부는 장 칼뱅이 활동하던 제네바에 모였다. 존 녹스가 목회한 영국인 피난민 회중 주변의 학자들이 이 번역을 맡았고, 윌리엄 휘팅엄이 중심 인물로 알려져 있다. 1557년에 신약성경이 먼저 나왔고, 1560년에 구약과 신약을 모두 담은 성경이 간행되었다. 번역자들은 히브리어와 그리스어 원문을 바탕으로 하되, 앞선 윌리엄 틴데일의 영어 번역을 많이 이어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징
- 절 번호: 장뿐 아니라 절까지 번호를 매긴 최초의 완역 영어 성경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점이 이후 영어 성경의 본보기가 되었다(→ 성경의 장과 절).
- 난외주: 본문 옆에 해설과 관주를 많이 달았다. 이 주석에는 개혁주의 신학, 곧 칼빈주의의 관점이 짙게 담겨 있다.
- 읽기 편한 형태: 당시 흔하던 고딕체 대신 로마체 활자를 쓰고 판형을 작게 하여 개인과 가정이 갖추기 쉬웠다. 지도와 그림도 실었다.
- '브리치스 성경'이라는 별명: 창세기 3:7에서 아담과 하와가 무화과나무 잎으로 만든 것을 'breeches'(반바지)로 옮겨 이런 별명이 붙었다.
킹제임스 성경과의 관계
제네바 성경은 엘리자베스 시대와 그 이후 잉글랜드·스코틀랜드에서 널리 읽혔다. 셰익스피어와 존 밀턴 등의 작품에도 그 흔적이 남아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국왕 제임스 1세는 일부 난외주가 왕의 권위에 도전한다고 보아 불편하게 여겼다. 예로 출애굽기 1장에서 히브리 산파가 바로의 명령을 어긴 일을 옳다고 해설한 주석이 자주 거론된다. 1604년 햄프턴 궁정 회의를 계기로 새 번역이 추진되어 1611년 킹제임스 성경이 나왔다. 이 성경은 교리적 해설을 담은 난외주를 싣지 않았다. 킹제임스 성경이 자리 잡은 뒤에도 제네바 성경은 한동안 계속 인쇄되었다.
평가와 논점
개혁교회와 청교도 전통은 제네바 성경을 평신도가 성경을 직접 읽고 공부하도록 도운 번역으로 높이 평가한다. 반면 잉글랜드 국교회 쪽은 난외주의 신학적 색채와 정치적 함의를 경계하였다. 이 때문에 주교 성경(1568) 같은 다른 번역을 내놓기도 하였다. 신대륙으로 건너간 초기 청교도들이 이 성경을 가져갔다는 이야기가 널리 전해진다.
한국 교회에서
한국 교회에서 제네바 성경을 예배에 쓰지는 않는다. 주로 영어 성경 번역사나 킹제임스 성경의 배경, 칼뱅과 제네바 종교개혁을 설명할 때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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