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틴데일
인물
윌리엄 틴데일(William Tyndale, 1494년경~1536)은 잉글랜드의 종교개혁자이자 성경 번역가이다. 그리스어 원문에서 영어로 옮긴 최초의 인쇄본 신약성경을 펴냈고, 이단 혐의로 처형되었다.
생애
잉글랜드 서부 글로스터셔에서 태어났으며 출생 연도는 1494년 무렵으로 알려져 있다. 옥스퍼드 대학에서 공부했고, 이후 케임브리지에도 머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1520년대 초 글로스터셔의 한 귀족 집안에서 가정교사로 일하면서 성직자들과 논쟁을 벌였다. 이때 "쟁기질하는 소년이 당신보다 성경을 더 많이 알게 하겠다"고 말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당시 잉글랜드에서는 허가 없이 성경을 영어로 번역하는 일이 금지되어 있었다. 틴데일은 1523년 런던 주교 커스버트 턴스털에게 번역 후원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이듬해 그는 유럽 대륙으로 건너갔고, 이후 다시는 잉글랜드로 돌아가지 못했다. 1535년 안트베르펜에서 한 잉글랜드인의 밀고로 체포되어 브뤼셀 근교 빌보르드 성에 갇혔다. 이듬해 10월 이단 판결을 받아 목이 졸린 뒤 화형에 처해졌다. 죽기 전 "주여, 잉글랜드 왕의 눈을 열어 주소서"라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사역과 업적
- 신약성경 번역: 1525년 쾰른에서 인쇄를 시작했으나 당국의 방해로 중단되었고, 1526년 보름스에서 완간했다. 앞선 영어 번역은 라틴어 불가타를 옮긴 필사본이었던 반면, 틴데일의 번역은 그리스어 원문에서 직접 옮긴 첫 인쇄본 영어 신약성경이다. 책은 잉글랜드로 몰래 들여와 읽혔고, 당국은 이를 압수해 불태웠다. 1534년에는 개정판을 냈다.
- 구약성경 번역: 히브리어를 익혀 1530년 모세오경을 펴냈고, 이어 요나서 등을 번역했다. 구약 전체를 마치지는 못했다.
- 저술: 『그리스도인의 순종』(1528) 등을 썼다. 성경의 권위와 믿음으로 얻는 구원을 강조했으며, 마르틴 루터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 번역어: '유월절(Passover)', '속죄(atonement)', '희생 염소(scapegoat)' 같은 영어 낱말을 만들거나 널리 퍼뜨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번역은 이후 매튜 성경, 대성경, 제네바 성경을 거쳐 1611년 킹제임스 성경의 바탕이 되었다. 킹제임스 성경 신약의 상당 부분이 틴데일의 문장을 그대로 따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교회에 끼친 영향
틴데일이 한국 교회와 직접 관계를 맺은 적은 없다. 다만 한국에 온 영미 선교사들은 킹제임스 성경으로 이어지는 영어 성경 전통 속에서 신앙을 배웠고, 그 전통의 출발점에 틴데일의 번역이 있다. 한국 교회에서는 평범한 사람도 자기 말로 성경을 읽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이 한글 성경 번역의 정신과 함께 소개되곤 한다. 성경 번역과 보급의 역사를 다룰 때에는 '성경 번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으로 자주 언급된다.
평가
개신교에서는 그를 종교개혁의 순교자로 기리며, 성경을 대중의 언어로 옮긴 선구자로 평가한다. 동시대 잉글랜드의 대법관 토머스 모어는 그를 이단으로 비판했다. 모어는 틴데일이 '교회(church)'를 '회중(congregation)'으로, '사제(priest)'를 '장로(elder)'로 옮긴 것이 교회 제도를 허물려는 의도적 오역이라고 주장했다. 틴데일은 이것이 그리스어 원문의 뜻에 충실한 번역이라고 반박했다. 그의 번역본에 붙은 난외주(본문 옆 여백에 단 해설)가 논쟁적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오늘날에는 교파를 넘어, 그의 번역이 영어 성경 번역사와 영어 문체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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