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리우스 아프리카누스
인물
율리우스 아프리카누스(160년경~240년경)는 3세기 초대교회의 그리스도인 학자이다. 성경 연대에 맞춰 세계 역사를 정리한 연대기를 썼고,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의 예수 족보 차이를 계대결혼으로 설명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생애
율리우스 아프리카누스는 2세기 후반에서 3세기 전반에 활동한 그리스도인 학자로, 그리스어로 글을 썼다. 출생지와 정확한 생몰년은 확실하지 않다. "아프리카누스"라는 이름 때문에 북아프리카 출신으로 보는 견해가 있지만, 팔레스타인 지역과 깊이 관련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팔레스타인의 엠마오를 니코폴리스라는 도시로 재건해 달라고 로마 황제에게 청원하는 사절로 활동했다고 전해진다. 또 로마에서 세베루스 알렉산데르 황제를 위해 도서관 조성에 관여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시리아 전승에는 그를 감독(주교)으로 부르는 경우가 있으나, 학자들은 대체로 교회 직분을 맡지 않은 평신도 지식인이었을 것으로 본다.
사역과 업적
연대기. 아프리카누스의 대표 저작은 다섯 권으로 된 『연대기』(Chronographiai)이다. 이 책은 창조부터 221년 무렵까지의 역사를 성경 연대와 그리스·로마 역사를 맞대어 정리했다. 그는 세상의 나이를 6천 년의 틀로 보고, 그리스도의 탄생을 창조 후 5500년으로 계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계산은 하루를 천 년으로 보는 해석(시편 90:4)과 맞닿아 있어, 초기 종말론 논의와도 연결된다. 원본은 전하지 않고, 후대 저술가들이 인용한 단편으로만 남아 있다. 다니엘 9장의 "칠십 이레"를 달력 계산으로 풀이한 그의 설명도 후대 인용을 통해 전해진다.
예수의 족보 해석. 마태복음은 나사렛 요셉의 아버지를 야곱으로, 누가복음은 헬리로 적는다. 아프리카누스는 아리스티데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차이를 계대결혼(형제가 자식 없이 죽으면 다른 형제가 그 아내와 결혼해 대를 이어 주는 제도, 신명기 25:5-10)으로 설명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야곱과 헬리는 어머니가 같은 형제였다. 헬리가 자식 없이 죽자 야곱이 그 아내와 결혼해 요셉을 낳았으므로, 요셉은 혈통으로는 야곱의 아들이고 법적으로는 헬리의 아들이 된다. 이 편지는 에우세비우스의 『교회사』 1권 7장에 인용되어 전해진다.
그 밖의 저작. 그는 다니엘서의 덧붙은 이야기인 수산나 이야기가 원래 다니엘서의 일부인지 의문을 제기하는 편지를 오리게네스에게 보냈고, 오리게네스가 이에 답했다. 이 주고받은 편지는 초기 교회의 정경 논의를 보여 주는 자료로 꼽힌다. 의학·군사·농업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 잡록 『케스토이』(Kestoi)도 남겼다.
한국 교회에 끼친 영향
아프리카누스가 한국 교회에 직접 영향을 끼쳤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의 족보 차이를 설명할 때 그의 계대결혼 설명이 자주 언급된다. 한국 교회의 주석서와 성경공부 교재는 대개 이 설명을 누가복음의 족보를 마리아의 계보로 보는 견해 등과 함께 여러 해석 가운데 하나로 소개한다.
평가
아프리카누스는 기독교 연대기 서술의 선구자로 평가된다. 그의 연대 계산은 에우세비우스의 연대기를 거쳐 비잔티움 시대의 역사 서술에 이어졌다. 한편 그의 족보 설명은 성경에 직접 나오지 않는 가족 관계를 전승에 기대어 추정한 것이라는 한계가 지적된다. 그도 스스로 이 설명을 증명할 수 없는 전승으로 소개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스도 탄생을 창조 후 5500년으로 본 계산도 오늘날 학계에서는 역사적 연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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