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주의
교리·신학
신율주의(神律主義)는 구약 모세 율법의 시민법과 형벌 규정이 오늘날 국가에도 원칙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고 보는 개혁주의 일각의 신학 입장이다.
정의와 뜻
신율주의(神律主義, Theonomy)는 '하나님(theos)의 법(nomos)'이라는 뜻의 말이다. 하나님이 성경에 주신 율법, 특히 구약성경의 모세 율법이 개인 윤리뿐 아니라 국가의 법과 형벌에도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보는 입장을 가리킨다. 신율주의자들은 그리스도가 율법을 폐하러 온 것이 아니라 완전하게 하러 왔다는 마태복음 5:17-18을 근거로 든다. 이 말씀에 따라 구약의 법은 신약에서 명시적으로 바뀌거나 폐지되지 않은 한 계속 유효하다고 주장한다.
이 입장에서는 레위기와 신명기에 나오는 사형 규정, 곧 돌로 치는 형벌 같은 시민법 조항을 현대 국가가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가 늘 논쟁의 대상이 된다. 다만 같은 신율주의자 사이에서도 구체적인 적용 범위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신학자 폴 틸리히도 '신율(theonomy)'이라는 말을 썼다. 그러나 틸리히는 이 말을 자율·타율과 대비되는 문화철학 개념으로 사용했으므로, 이 문서에서 다루는 입장과는 다른 뜻이다.
성경적·역사적 배경
개혁주의 전통은 구약 율법을 도덕법·의식법·시민법(재판법)으로 나누어 이해해 왔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19장은 이스라엘에 주어진 재판법이 그 나라의 국가 체제와 함께 효력을 다했다고 적는다. 다만 그 법에 담긴 '일반적 공정성'(general equity)은 여전히 요구된다고 덧붙인다. 신율주의자들은 이 '일반적 공정성'이라는 표현을 시민법의 형벌 원칙이 지금도 유효하다는 뜻으로 넓게 해석한다. 일부 청교도의 법 제정 시도를 선례로 들기도 한다.
현대 신율주의는 20세기 후반 미국에서 체계를 갖추었다. 대표적인 저작은 다음과 같다.
- 루서스 존 러시두니의 『성경적 율법 강요』(The Institutes of Biblical Law, 1973)
- 그렉 반센의 『기독교 윤리에서의 신율』(Theonomy in Christian Ethics, 1977)
이 흐름은 흔히 '기독교 재건주의'라고 불리며, 대체로 후천년설적 종말론과 함께 나타난다.
반대로 다수의 개혁주의 신학자는 신율주의가 신약의 새 언약에서 일어난 변화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다고 비판해 왔다. 웨스트민스터 신학교 교수진이 펴낸 비판 논문집이 이런 비판의 대표적인 예로 알려져 있다. 신율주의자들은 이에 대해 자신들이 강제 개종이나 교회의 국가 지배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고 반론한다. 성경의 정의 기준을 사회에 적용하자는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한국 교회에서의 실제
한국에서 신율주의를 공식 입장으로 채택한 교단은 알려진 바 없다. 이 주제는 주로 장로교 신학계에서 율법과 복음, 교회와 정치, 사형제와 교회를 논할 때 소개되고 비판적으로 검토된다.
교단별로 기본 전제는 다음과 같이 다르다.
- 장로교: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에 따라 율법을 삼중으로 구분하고 시민법은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고 본다. 신율주의는 이 해석을 둘러싼 내부 논쟁으로 다루어진다.
- 감리교와 성공회: 기독교대한감리회가 이어받은 감리교 종교강령과 대한성공회의 39개 신조 역시 모세의 시민법은 어느 국가에서도 반드시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고 명시한다.
- 침례교와 오순절 계열: 침례교와 오순절주의 계열 교회는 세대주의의 영향을 받은 경우가 많다. 이들은 모세 율법과 교회 시대 사이의 단절을 더 강조하는 편이어서 신율주의와는 거리가 먼 입장을 취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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