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성경 · 지명
바보는 지중해 구브로(키프로스) 섬 서남부 해안의 도시로, 사도행전 13장에서 바울과 바나바가 첫 전도 여행 중 로마 총독 서기오 바울에게 복음을 전한 곳이다.
성경 본문
바보는 신약성경 사도행전 13장에만 나오는 지명이다. 그리스어 표기는 '파포스'(Πάφος)이다.
안디옥 교회가 바나바와 사울을 따로 세워 보냈다(사도행전 13:2-4). 두 사람은 요한(마가)을 수행원으로 데리고 구브로 동쪽의 살라미에 상륙했다. 이어 "온 섬 가운데로 지나서 바보에" 이르렀다(사도행전 13:6).
이곳에서 일행은 두 사람을 만났다. 한 사람은 총독 서기오 바울로, 본문은 그를 "지혜 있는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다른 한 사람은 총독 곁에 있던 유대인 마술사 바예수, 곧 엘루마이다. 총독이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자 하자 엘루마가 이를 막으려 했다. 그러자 "바울이라고도 하는 사울"이 성령이 충만하여 그를 꾸짖었고, 엘루마는 얼마 동안 앞을 보지 못하게 되었다. 이를 본 총독은 "믿으며 주의 가르치심을 놀랍게 여겼다"(사도행전 13:7-12).
그 뒤 일행은 바보에서 배를 타고 밤빌리아의 버가로 건너갔다. 요한은 이때 일행을 떠나 예루살렘으로 돌아갔다(사도행전 13:13).
배경
바보라는 이름이 붙은 곳은 둘이었다.
- 옛 바보: 내륙 쪽에 있던 도시로, 그리스 여신 아프로디테의 성소로 이름이 높았다.
- 새 바보: 그 서북쪽 해안에 세워진 항구 도시로, 로마 시대에 구브로 통치의 중심지였다.
사도행전의 바보는 총독이 머문 곳이므로 대체로 새 바보로 본다.
당시 구브로는 원로원이 다스리는 로마 속주였다. 이런 속주의 장관을 '안뒤파토스'(지방 총독)라고 불렀다. 누가가 이 직함을 정확히 썼다는 점이 사도행전의 역사적 신빙성을 논할 때 자주 언급된다. 서기오 바울과 관련 있을 수 있는 이름이 새겨진 비문들이 거론되기도 하지만, 동일 인물인지는 학자들 사이에서 확정되지 않았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바보 사건은 바울의 전도 여행 가운데 첫 여행의 초반부에 해당하며, 세 가지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 이름의 변화: 사도행전에서 이 대목부터 사울 대신 '바울'이라는 이름이 쓰인다.
- 순서의 변화: 앞에서는 "바나바와 사울"이라고 했으나(사도행전 13:2), 바보를 떠날 때는 "바울과 및 동행하는 사람들"이라고 적는다(사도행전 13:13). 많은 해석자는 이를 일행의 주도권이 바울에게로 옮겨 간 표시로 읽는다.
- 복음의 확장: 로마의 고위 관리인 이방인이 복음을 받아들인 장면으로, 사도행전이 그리는 이방 선교의 흐름과 이어진다.
해석과 논점
이름이 바뀐 까닭: 이름이 바뀐 까닭을 두고 견해가 나뉜다.
- 총독 서기오 바울과의 만남을 계기로 이름을 바꾸었다고 보는 견해가 고대부터 있었다.
- 유대식 이름 사울과 로마식 이름 바울을 처음부터 함께 지니고 있었고, 이방 지역 선교가 시작되면서 로마식 이름이 쓰이기 시작했을 뿐이라는 견해도 있다. 본문은 이유를 밝히지 않는다.
총독의 믿음: 총독의 믿음을 어떻게 볼지에 대해서도 견해가 갈린다. 본문에 세례 기사가 없다는 점을 들어 온전한 회심이었는지 묻는 해석이 있다. 반면 "믿으며"라는 표현을 그대로 회심으로 읽는 해석도 있다.
성경 밖의 전승: 오늘날 키프로스의 파포스에는 바울이 매질을 당했다는 '바울의 기둥'이 순례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는 후대 전승이며, 사도행전은 바보에서 바울이 박해받았다고 기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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