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8장 32절
성경 구절 · 같은 말: 로마서 8:32
자기 아들을 아끼지 아니하시고 우리 모든 사람을 위하여 내어주신 이가 어찌 그 아들과 함께 모든 것을 우리에게 은사로 주지 아니하시겠느뇨
본문은 보호 기간이 끝난 개역한글판(1961)입니다. 개역개정·새번역 등 다른 번역본과는 낱말이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바울이 하나님께서 아들을 내어주신 일을 근거로 신자에게 모든 것을 은혜로 주실 것이라고 논증하는 구절이다. 하나님 사랑에 대한 확신의 말로 자주 인용되며, 속죄의 범위와 '모든 것'의 뜻을 두고 해석이 갈린다.
문맥
로마서 8장은 성령 안의 삶, 그리고 현재의 고난과 장차 나타날 영광을 다룬 뒤 31~39절에서 결론을 맺는다. 바울은 로마 교회 신자들에게 "이 일에 대하여 우리가 무슨 말 하리요"(31절)라고 묻는다. 이어 수사 의문문(답을 정해 두고 던지는 물음)을 잇달아 던져, 하나님의 사랑에서 신자를 끊을 것이 없다고 말한다.
32절은 그 첫째 논거다. 가장 큰 것인 아들을 이미 주었다면 그보다 작은 것을 주지 않을 리 없다는, 큰 것에서 작은 것으로 나아가는 논법이다. 같은 형식의 논증이 로마서 5장 6-10절의 "더욱"에도 보인다.
"아끼지 아니하시고"는 그리스어 구약(칠십인역)의 창세기 22:12, 16에서 아브라함이 이삭을 "아끼지 아니하였다"고 할 때 쓰인 동사와 같다. 그래서 많은 주석가가 이삭을 바친 사건을 이 구절의 배경으로 본다. "내어주신"은 로마서 4장 25절의 "내어줌이 되고"와 같은 동사다.
해석
- 하나님 사랑의 보증으로 보는 읽기: 여러 교단의 주석과 설교가 공통으로 따르는 읽기다. 십자가에서 이미 드러난 사랑을 근거로, 신자가 앞으로 받을 구원과 도움이 보장된다는 확신의 말로 읽는다.
- "모든 것"의 범위: 많은 주석가는 문맥상 이 말이 칭의·영화 같은 구원의 선물과 고난 가운데 필요한 도움을 가리킨다고 본다. 28절의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와 이어 읽기도 한다.
- 칼빈주의의 읽기: 칼빈주의 전통은 '우리 모든 사람'을 앞뒤의 "부르신 자"(30절), "택하신 자들"(로마서 8장 33-34절)과 같은 무리로 본다. 아들을 내어준 대상과 모든 것을 받는 대상이 같다는 점을 들어, 이 구절을 제한속죄(그리스도의 죽음이 택한 사람을 위한 것이라는 견해)의 근거 가운데 하나로 든다. 17세기 청교도 존 오웬이 이 논증을 폈다고 알려져 있다.
- 아르미니우스·웨슬리 전통의 읽기: 아르미니우스주의와 웨슬리 신학 쪽도 여기의 '우리'가 신자 공동체라는 점은 인정한다. 다만 이 구절은 신자에게 주는 위로의 말이지 속죄의 범위를 정하는 말이 아니라고 본다. 그리고 요한일서 2장 1-2절 같은 구절을 들어 그리스도의 죽음이 온 세상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논쟁과 쟁점
- 번역: 개역한글의 "은사로 주지"는 그리스어 동사 '카리조마이'를 옮긴 말이다. 이 동사는 '값없이, 은혜로 주다'라는 뜻으로 은혜(카리스)와 어원이 같다. 여기서 '은사'는 방언·예언 같은 성령의 은사가 아니라 값없이 베푸는 선물을 뜻한다.
- 문맥을 떠난 인용: '모든 것'을 재물·건강·성공의 약속으로 풀이하는 번영신학 계열의 설교가 있다. 이를 비판하는 쪽은 이 구절이 환난·박해·칼(35절)과 "도살할 양"(36절, 시편 44:22 인용) 사이에 놓여 있다고 지적한다. 고난 속에서도 버림받지 않는다는 위로로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 구절을 필요를 채우시는 하나님의 섭리에 대한 신뢰로 적용하는 일은 교단을 가리지 않고 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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