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창
성경 · 개념·용어
궁창(穹蒼)은 창세기 1장에서 하나님이 둘째 날에 만들어 위의 물과 아래의 물을 나누신 것으로, 하나님이 이것을 '하늘'이라 부르셨다. 히브리어 '라키아'를 옮긴 말이다.
성경 본문
궁창은 천지창조 기사에 처음 나온다. 창세기 1:6-8에서 하나님은 둘째 날 "물 가운데에 궁창이 있어 물과 물로 나뉘라" 하시고, 궁창 아래의 물과 궁창 위의 물을 나누신 뒤 궁창을 '하늘'이라 부르셨다. 넷째 날에는 해·달·별 같은 광명체를 "하늘의 궁창"에 두셨고(창세기 1:14-17), 다섯째 날에는 새들이 "하늘의 궁창"에서 날게 하셨다(창세기 1:20).
시편에서는 "궁창이 그의 손으로 하신 일을 나타내는도다"(시편 19:1), "그의 권능의 궁창에서 그를 찬양할지어다"(시편 150:1)처럼 창조주를 찬양하는 말로 쓰인다. 에스겔 1:22-26과 10:1에서는 생물들의 머리 위에 수정 같은 궁창이 펼쳐져 있고 그 위에 보좌의 형상이 있다. 다니엘 12:3은 지혜 있는 자가 "궁창의 빛과 같이" 빛날 것이라고 한다.
낱말과 배경
'궁창'은 '활처럼 둥근 푸른 하늘'이라는 뜻의 한자어(穹蒼)이다. 히브리어 '라키아'는 '두드려 펴다'라는 뜻의 동사 '라카'와 관련된 말로 본다. 이 동사는 금을 두드려 얇게 펴는 일(출애굽기 39:3)과 하늘을 '두들겨 펴는' 일(욥기 37:18)에도 쓰인다. 칠십인역은 이 말을 '단단한 것'이라는 뜻의 '스테레오마'로, 불가타는 '피르마멘툼'으로 옮겼다. 영어 킹제임스 성경의 'firmament'는 이 라틴어 번역에서 왔다. 한국어 성경 가운데 개역개정은 '궁창'이라 했고, 새번역은 '창공'으로 옮겼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창세기 1장에서 궁창은 하나님이 물을 나누어 혼돈 속에 질서를 세우시는 장면에 속한다. 시편은 궁창을 창조주의 영광을 드러내는 증인으로 노래하고, 에스겔은 하나님의 보좌가 있는 자리를 묘사하는 데 이 말을 쓴다. 신약성경에는 '궁창'이라는 낱말이 나오지 않는다. 다만 일부 해석자는 요한계시록 4:6의 "수정과 같은 유리 바다"가 에스겔의 궁창 환상을 이어받은 것으로 본다. 다니엘 12:3이 마태복음 13:43의 "의인들은 … 해와 같이 빛나리라"와 연결된다고 보는 해석도 있다.
해석과 논점
궁창이 무엇을 가리키는지는 성경관과 해석 방법에 따라 다르게 읽힌다.
- 고대 우주관의 표현으로 보는 견해: 많은 성경학자는 궁창을 위의 물을 받치는 단단한 덮개로 이해했던 고대 근동의 세계관이 반영된 표현으로 본다. "하늘의 창문들"(창세기 7:11)을 그 근거로 든다. 이 견해를 받아들이는 이들 가운데에는 하나님이 당시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말씀하셨다고 설명하는 사람이 많다.
- 현상적 묘사로 보는 견해: 성경 무오설을 중시하는 복음주의 해석자들 가운데에는 궁창을 사람의 눈에 보이는 대로 묘사한 대기나 공간으로 보고, 궁창 위의 물을 구름으로 읽는 이들이 있다.
- 수증기층 이론: 20세기 미국 창조과학 운동에서는 홍수 이전 하늘에 물 층이 덮여 있다가 노아의 홍수 때 쏟아졌다는 주장이 널리 소개되었다. 그러나 창조과학 진영 안에서도 이후 이 이론을 지지하지 않는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수 이전 사람들이 오래 산 원인을 이 물 층에서 찾는 설명도 있으나, 이는 본문이 직접 말하는 내용이 아니다.
또한 마소라 본문에는 둘째 날에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는 말이 없다. 물을 나누는 일이 셋째 날에 가서야 마무리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흔하다. 칠십인역에는 이 말이 들어 있다.
한국 교회에서
개역 계열 성경이 오래 쓰여 왔기 때문에 '궁창'은 한국 교인에게 익숙한 성경 용어이다. 특히 시편 19:1은 창조를 주제로 한 설교에서 자주 인용된다. 일상에서 거의 쓰지 않는 한자어여서 설교나 성경공부에서는 '하늘', '창공'으로 풀어 설명하는 일이 많다. 궁창 해석은 창조와 진화를 둘러싼 논의에서도 다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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