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시온게벨
성경 · 지명
에시온게벨은 홍해 동쪽 갈래인 아카바만 북쪽 끝 부근에 있던 성경의 항구 도시이다. 이스라엘의 광야 여정에서 진을 친 곳이며, 솔로몬과 여호사밧이 배를 지은 곳으로 나온다.
성경 본문
에시온게벨은 구약성경에만 나온다.
- 광야 여정: 민수기 33:35-36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아브로나를 떠나 에시온게벨에 진을 쳤고, 그곳을 떠나 신 광야 곧 가데스에 진을 쳤다. 신명기 2:8에는 이스라엘이 에서의 자손이 사는 에돔 땅을 비켜 "엘랏과 에시온게벨 곁의 아라바 길"을 지나 모압 광야 길로 갔다고 적혀 있다.
- 솔로몬의 선단: 열왕기상 9:26-28에 따르면 솔로몬은 "에돔 땅 홍해 물가의 엘롯 근처 에시온게벨"에서 배들을 지었다. 두로 왕 히람이 바닷길에 익숙한 종들을 보내 솔로몬의 종들과 함께 오빌로 가게 했고, 그들은 금을 실어 왔다. 역대하 8:17-18에도 같은 이야기가 실려 있다.
- 여호사밧의 실패: 열왕기상 22:48-49에 따르면 유다 왕 여호사밧은 오빌로 금을 구하러 보내려고 '다시스의 배'를 만들었으나, 배가 에시온게벨에서 부서져 떠나지 못했다. 역대하 20:35-37은 이 일을 이스라엘 왕 아하시야와 손잡은 결과로 설명한다. 선지자 엘리에셀이 "네가 아하시야와 교제하므로 여호와께서 네가 지은 것을 파하시리라"고 예언했고, 그 말대로 배가 파선했다는 것이다.
배경
에시온게벨은 홍해의 동쪽 갈래인 아카바만 북쪽 끝에 있던 것으로 여겨진다. 아라바 골짜기의 남쪽 끝에 해당하는 이곳은 아라비아·아프리카 방면의 바닷길과 내륙 교역로가 만나는 길목이었다. 이웃 도시 엘랏(엘롯)과 함께 언급되는 경우가 많으며, 오늘날 이스라엘의 에일라트와 요르단의 아카바가 이 일대에 있다.
이름의 원어 뜻은 여러 풀이가 있으나 확실하지 않다.
정확한 위치에 대해서는 학자들의 견해가 나뉜다. 1930년대 말 미국 고고학자 넬슨 글릭은 아카바 근처의 텔 엘-켈레이페를 에시온게벨로 보고 솔로몬 시대의 구리 제련소로 해석했다. 그러나 후대의 재검토에서는 이 해석을 받아들이지 않는 편이다. 시나이반도 쪽 해안 가까이에 있는 작은 섬(흔히 '파라오 섬'으로 불림)을 후보로 드는 견해도 있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열왕기상 9:26은 에시온게벨이 있는 바다를 '홍해'(히브리어 얌 숩)라고 부른다. 이 구절은 구약의 '홍해'가 아카바만까지 가리킬 수 있다는 근거로 자주 인용되며, 출애굽 때 건넌 바다가 어디인지를 논의할 때도 거론된다.
열왕기와 역대기에서 에시온게벨은 두 가지를 보여 주는 곳이다. 하나는 솔로몬 시대 왕국의 부와 국제 교역이고, 다른 하나는 여호사밧 시대에 그 영화를 되살리려다 실패한 일이다. 에돔 땅과 홍해 항구를 차지하는 일은 이후에도 유다의 관심사였다. 열왕기하 14:22에는 아사랴(웃시야)가 엘랏을 다시 건축해 유다에 돌려놓았다는 기록이 있다. 신약성경에는 에시온게벨이 나오지 않는다.
해석과 논점
- 열왕기와 역대기의 차이: 오빌에서 가져온 금의 양이 열왕기상 9:28에는 사백이십 달란트, 역대하 8:18에는 사백오십 달란트로 적혀 있다. 또 열왕기상 22장의 '다시스의 배'가 역대하 20장에서는 '다시스로 가려는 배'로 표현된다. 이 때문에 '다시스의 배'를 원양 항해용 대형 선박을 가리키는 말로 보는 견해와, 실제 목적지가 다시스였다고 보는 견해가 함께 소개된다.
- 신학적 읽기: 역대하 20:37은 여호사밧의 배가 부서진 원인을 북이스라엘 왕가와 맺은 동맹으로 설명한다. 그래서 이 본문은 하나님을 떠난 세력과 손잡는 일을 경계하는 본문으로 읽히곤 한다. 반면 열왕기상 22장은 사건을 짧게 기록할 뿐 원인을 밝히지 않는다. 이 차이를 각 책의 서술 관점이 다른 데서 오는 것으로 보는 해석이 일반적이다.
- 덧붙여진 이야기와의 구분: '솔로몬의 구리 광산'이나 '솔로몬의 제련소' 같은 표현은 성경 본문이 아니라 20세기 고고학 해석과 대중 서적에서 나온 것이다. 성경은 에시온게벨에서 배를 지었다는 사실만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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