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둘람 굴
성경 · 지명
아둘람 굴은 다윗이 사울 왕을 피해 숨었던 유다 서쪽 구릉지대의 굴로,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이 다윗에게 모여든 곳으로 사무엘상 22장에 나온다.
성경 본문
아둘람 굴은 사무엘상 22:1-2에 처음 나온다. 다윗은 사울의 추격을 피해 블레셋 땅 가드로 갔다가, 그곳 왕 아기스 앞에서 미친 척을 하고 빠져나온다(사무엘상 21:10-15). 그 뒤 아둘람 굴로 피했다. 그러자 다윗의 형제와 아버지의 온 집이 그리로 내려왔고, 환난 당한 자, 빚진 자, 마음이 원통한 자가 모여들었다. 다윗은 그들의 우두머리가 되었으며, 그 수는 사백 명가량이었다.
사무엘하 23:13-17과 역대상 11:15-19에도 아둘람 굴이 나온다. 추수 때 다윗이 아둘람 굴에 있었고, 블레셋 군대는 르바임 골짜기에 진을 치고 있었다. 이때 다윗이 베들레헴 성문 곁 우물물을 마시고 싶다고 말하자, 용사 세 사람이 블레셋 진영을 뚫고 가서 물을 길어 왔다. 다윗은 그 물을 "목숨을 걸고 갔던 사람들의 피"라 하며 마시지 않고 여호와께 부어 드렸다.
배경
아둘람은 본래 굴 근처의 성읍 이름이다. 이 성읍은 다른 본문에도 여러 번 나온다.
- 유다가 아둘람 사람 히라와 가까이 지낸 이야기(창세기 38:1)
- 여호수아가 무찌른 왕들의 목록(여호수아 12:15)
- 유다 지파의 평지 성읍 목록(여호수아 15:35)
- 르호보암이 요새로 쌓은 성읍(역대하 11:7)
- 미가의 예언(미가 1:15)
- 포로에서 돌아온 사람들이 살던 곳(느헤미야 11:30)
성읍은 유다 산지와 블레셋 해안 평야 사이의 구릉지대에 있었다. 학자들은 흔히 엘라 골짜기 부근의 유적지로 추정하지만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이 지대는 석회암 동굴이 많아 은신처로 쓰기 좋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둘람'이라는 이름의 원래 뜻은 분명하지 않다. 그래서 흔히 쓰이는 '피난처'라는 풀이도 확실한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아둘람 굴은 기름 부음을 받았으나 아직 왕위에 오르지 못한 다윗이 쫓기며 지내던 시기를 상징하는 장소다. 이곳에 모인 무리는 뒤에 육백 명 규모로 늘어난다(사무엘상 23:13). 시편 57편과 142편의 표제에는 다윗이 "굴에 있을 때" 지은 시라고 적혀 있다. 그러나 표제는 그 굴이 어디인지 밝히지 않는다. 그래서 이 굴을 아둘람 굴로 보는 견해와 엔게디의 굴(사무엘상 24장)로 보는 견해가 모두 있다.
신약에는 아둘람이라는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 다만 믿음의 사람들이 "광야와 산과 동굴과 토굴에 유리하였다"는 히브리서 11장 33-38절의 표현과 함께 묵상되기도 한다.
해석과 논점
기독교 전통에서는 이 본문을 상징적으로 읽어 왔다. 버림받은 왕 다윗에게 소외된 사람들이 모인 장면을, 그리스도가 약하고 낮은 사람들을 불러 공동체를 이루는 모습의 예표로 보는 것이다. 이 해석은 고린도전서 1:26-28과 함께 소개되곤 한다.
한편 다윗을 신앙의 본보기로만 삼는 설교를 경계하고, 다윗 왕조를 세워 가시는 하나님의 구속사, 곧 구원 역사의 흐름 안에서 이 본문을 읽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해석자들도 있다.
설교에서는 흔히 "아둘람의 사백 명이 다윗의 용사들이 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본문은 사무엘하 23장에 이름이 오른 용사들이 이 사백 명 가운데서 나왔다고 직접 밝히지 않는다. 또 일부 학자는 사무엘하 23:13-14에서 '굴'과 '요새'가 함께 쓰인 점을 근거로, 히브리어 사본의 글자가 바뀌었을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한다.
한국 교회에서
한국 교회 설교에서는 사무엘상 22:2의 "환난 당한 자, 빚진 자, 원통한 자"가 다윗 아래에서 변화된다는 주제가 자주 다루어진다. 소그룹이나 공동체 이름에 '아둘람'을 붙이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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