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가모
성경 · 지명
버가모는 소아시아 서부의 도시로, 요한계시록 2장에 나오는 일곱 교회 가운데 셋째 교회가 있던 곳이다. "사탄의 권좌가 있는 데"로 불린 곳이다.
성경 본문
버가모는 요한계시록에서 두 번 나온다. 요한계시록 1:11에서 요한이 받은 계시를 보낼 소아시아 일곱 교회 가운데 하나로 이름이 오른다. 요한계시록 2:12-17에는 이 교회에 보낸 편지가 실려 있다.
편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발신자: 그리스도는 "좌우에 날선 검을 가진 이"로 자신을 소개한다.
- 칭찬: 교회는 "사탄의 권좌가 있는 데"에 살면서도 그리스도의 이름을 굳게 잡았다. 충성된 증인 안디바가 죽임을 당할 때에도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
- 책망: 교회 안에 발람의 교훈을 지키는 자들과 니골라당의 교훈을 지키는 자들이 있었다. 발람의 교훈은 발락을 가르쳐 이스라엘 앞에 걸림돌을 놓은 일로 설명되며, 그 내용은 우상의 제물을 먹게 하고 행음하게 한 것이다.
- 권고와 약속: 회개하라고 촉구한다. 이기는 자에게는 감추었던 만나와, 받는 자 밖에는 아무도 모르는 새 이름이 적힌 흰 돌을 주겠다고 약속한다.
배경
버가모는 그리스어 지명 '페르가몬'(Pergamon)을 옮긴 이름이다. 오늘날 튀르키예 서부의 베르가마 부근에 해당한다. 높은 언덕 위에 세워진 도시로, 기원전 3~2세기에는 아탈로스 왕조가 다스린 페르가몬 왕국의 수도였다. 기원전 133년에 이 왕국이 로마에 넘어간 뒤 로마의 아시아 속주에 속하였다.
버가모는 종교와 학문의 중심지였다.
- 제우스 대제단이 있었다.
- 치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의 신전이 있었다.
- 로마 황제를 숭배하는 신전도 일찍부터 세워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 큰 도서관이 있었다.
- 가죽으로 만든 필기 재료인 양피지의 영어 이름(parchment)이 이 도시 이름에서 왔다고 전해진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버가모 편지는 구약의 발람 이야기를 끌어와 교회에 경고한다. 민수기 22~25장과 31:16에서 발람은 이스라엘을 저주하지 못한 뒤 모압 여인들을 통해 이스라엘을 브올의 우상 숭배로 이끈 인물로 그려진다. 신약에서는 베드로후서 2:15와 유다서 1:11도 발람을 잘못된 길로 이끄는 자의 본보기로 든다.
감추었던 만나는 광야의 만나를 떠올리게 한다. 이 약속은 우상의 제물을 먹으라는 유혹과 대비되는 하늘의 양식으로 읽힌다.
해석과 논점
사탄의 권좌 본문은 '사탄의 권좌'가 무엇인지 밝히지 않는다. 학자들은 제우스 대제단, 황제 숭배, 뱀을 상징으로 삼던 아스클레피오스 신앙, 로마 통치의 중심이라는 도시의 위상 등을 후보로 든다. 어느 하나로 정해지지는 않았다.
흰 돌 흰 돌의 의미도 해석이 여럿이다. 재판에서 무죄를 표시하던 돌, 잔치에 들어가는 표, 이름을 새긴 부적 등이 제시된다.
안디바에 관한 전승 안디바가 버가모의 감독이었고 놋쇠 황소 안에서 순교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는 후대의 전승이며 본문에는 나오지 않는다.
일곱 교회를 읽는 방식 일곱 교회를 교회 역사의 일곱 시기로 읽는 해석이 있으며, 일부 세대주의 해석에서 이런 읽기를 볼 수 있다. 이 해석에서는 버가모를 교회가 국가 권력과 손잡은 4세기 무렵에 대응시키곤 한다. 이때 이름의 '가모'를 '결혼'으로 풀이하기도 하지만, 지명의 어원으로 받아들여지는 설명은 아니다. 많은 주석가는 일곱 교회를 1세기에 실제로 있던 교회로 보고, 그 메시지가 모든 시대 교회에 적용된다고 읽는다.
한국 교회에서
버가모 교회는 요한계시록 2~3장의 일곱 교회를 차례로 다루는 연속 설교에서 자주 언급된다. 이런 설교에서는 주로 세상과의 타협을 경계하는 본문으로 다루어진다. 튀르키예의 일곱 교회 유적을 찾는 성지순례 일정에도 흔히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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