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 수면설
교리·신학 · 같은 말: 영혼수면설
영혼 수면설은 사람이 죽은 뒤 부활 때까지 영혼이 의식 없이 잠들어 있다고 보는 견해다. 죽음과 부활 사이의 '중간 상태'를 어떻게 이해하느냐를 두고 나온 주장이다.
정의와 뜻
영혼 수면설(靈魂睡眠說)은 사람이 죽으면 영혼이 부활 때까지 의식 없이 잠든 상태에 머문다는 견해다. 영어로는 흔히 soul sleep이라 하고, 학술적으로는 '영혼이 밤새 잠든다'는 뜻의 그리스어에서 온 psychopannychism이라고 부른다. 이 견해는 죽음과 부활 사이에 사람이 어떤 상태에 있느냐는 문제, 곧 중간 상태(中間狀態)를 다룬다. 따라서 종말론에 속하는 주제다.
비슷하지만 구별되는 견해가 있다. 하나는 죽을 때 영혼도 몸과 함께 소멸하거나 활동을 멈추었다가 부활 때 다시 살아난다고 보는 견해로, '사멸설'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다른 하나는 사람에게 본래부터 죽지 않는 영혼이 있다는 생각 자체를 부정하는 조건적 불멸설이다. 이 둘은 영혼 수면설과 함께 묶여 논의되는 경우가 많다.
성경적·역사적 배경
이 견해를 지지하는 쪽은 성경이 죽음을 자주 '잠'으로 표현한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나사로의 죽음을 "잠들었다"고 한 요한복음 11:11, 죽은 성도를 "자는 자들"이라 부른 데살로니가전서 4장 13-14절, 죽은 자는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고 한 전도서 9:5, 사람이 죽는 날 그의 생각이 소멸한다고 한 시편 146:4 등이다.
반대하는 쪽은 성경의 '잠'을 죽음을 부드럽게 이르는 비유 표현으로 본다. 그리고 죽은 뒤에도 의식이 있다고 읽히는 본문을 근거로 든다. 십자가 위 강도에게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고 한 누가복음 23:43, 세상을 떠나 그리스도와 함께 있기를 바란다고 한 빌립보서 1장 21-23절, 몸을 떠나 주와 함께 있는 것을 말한 고린도후서 5장 8절, 부자와 나사로 이야기(누가복음 16:19-31), 제단 아래 순교자의 영혼들이 부르짖는 요한계시록 6:9-10 등이다.
종교개혁 시기에는 재세례파 가운데 일부가 이 견해를 가졌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르틴 루터도 죽음을 깊은 잠에 비유한 글을 남겼는데, 이것을 영혼 수면설로 볼 수 있는지는 학자들 사이에 해석이 갈린다. 장 칼뱅은 1534년 무렵 이 견해를 반박하는 글 『프시코파니키아』(Psychopannychia)를 썼고, 이 글은 1542년에 출간되었다. 이후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제32장은 의인의 영혼은 죽은 뒤 곧바로 하늘에 받아들여지고 악인의 영혼은 지옥에 던져져 최후의 심판을 기다린다고 고백했다. 이 고백은 영혼 수면설과 다른 입장이다.
한국 교회에서의 실제
한국의 장로교·감리교·성결교·침례교·순복음 등 주요 교단은 대체로 영혼 수면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들 교단은 죽은 성도의 영혼이 의식이 있는 상태로 그리스도와 함께 있으면서 부활을 기다린다고 가르친다.
- 장로교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에 근거해 이 입장을 분명히 한다.
- 감리교와 성결교 같은 웨슬리 전통에서도 죽은 성도가 낙원에서 부활을 기다린다는 이해가 일반적이다.
장례예배나 추도예배에서 "주 안에서 잠들었다"는 말을 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말은 성경의 비유 표현을 따른 것으로 받아들여지며, 영혼 수면설을 고백하는 뜻으로 쓰이지는 않는다.
반면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는 죽음을 의식 없는 잠의 상태로 보고, 의인은 재림 때 부활한다고 가르친다. 여호와의 증인은 사람이 죽으면 의식이 있는 존재로 남지 않는다고 보며, 이 점에서 영혼 수면설과 비슷한 견해로 분류된다. 두 단체는 자신들의 견해가 영혼 불멸이라는 그리스 철학의 영향을 걷어 내고 성경의 가르침으로 돌아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국 교회에서 영혼 수면설은 주로 이 두 단체의 교리와 관련해 언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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