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소명
교리·신학 · 같은 말: 소명과 직업
직업 소명은 목회자나 선교사의 길뿐 아니라 그리스도인이 생업으로 하는 일과 일상의 자리도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보는 개신교 신학의 이해이다.
정의와 뜻
직업 소명은 그리스도인이 생업으로 삼는 일과 삶의 자리를 하나님이 맡기신 부르심으로 이해하는 신학 개념이다. '소명(召命)'은 '불러서 맡긴 사명'이라는 뜻이며 라틴어 vocatio, 독일어 Beruf에 해당한다. 독일어 Beruf는 오늘날 '직업'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이 낱말이 '부르심'과 '직업'을 함께 뜻하게 된 데에는 루터의 성경 번역이 영향을 주었다고 알려져 있다.
신학에서는 소명을 두 가지로 나누어 말하기도 한다. 하나는 하나님이 사람을 구원으로 부르시는 부르심이고, 다른 하나는 구원받은 사람을 각자의 자리와 일로 부르시는 부르심이다. 직업 소명은 뒤의 것을 가리킨다.
성경적·역사적 배경
성경 근거로 자주 인용되는 구절은 다음과 같다.
- 창세기 2:15: 사람에게 동산을 "경작하며 지키게" 하신 말씀
- 고린도전서 7:20: "각 사람은 부르심을 받은 그 부르심 그대로 지내라"
- 골로새서 3:23: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중세 교회에서 소명은 주로 수도자와 성직자의 길을 가리켰다. 마르틴 루터는 이 구분을 비판하고 농부·장인·부모의 일도 이웃을 섬기도록 하나님이 맡기신 소명이라고 가르쳤다. 이 가르침은 모든 신자가 하나님 앞에서 제사장이라는 만인제사장 교리와 맞닿아 있다. 장 칼뱅과 이후의 청교도도 맡은 직업을 성실히 감당하는 것을 하나님 앞에서 사는 삶으로 강조했다. 20세기 초 독일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이러한 직업 윤리가 근대 자본주의 정신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을 두고는 지금도 학계의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 교회에서의 실제
한국 교회에서 '소명'은 오랫동안 주로 목회자나 선교사가 되는 부르심을 뜻하는 말로 쓰였다. 신학대학원 입학이나 목사 고시 과정에서 지원자의 '소명 의식'을 확인하는 것이 그 예이다. 이런 쓰임에 대해 교회 안에서는 성(聖)과 속(俗)을 나누는 이원론이 평신도의 직업을 헌금과 전도의 수단 정도로 여기게 만든다는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 근래에는 기독교 세계관 운동과 일터 사역 운동이 퍼지면서 직장과 일상의 일을 소명으로 보자는 강좌, 소그룹, 직장 신우회 활동이 늘었다.
교단 사이에 공식 교리의 차이는 크지 않으며, 강조점에서 차이가 난다.
- 장로교 등 개혁주의 교단: 직업 소명을 문화 명령, 그리고 아브라함 카이퍼의 영역 주권 사상과 연결한다. 이에 따라 사회 각 분야에서 감당하는 소명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 감리교·성결교 등 웨슬리 전통의 교단: 존 웨슬리가 설교 「돈의 사용」에서 말한 "벌 수 있는 만큼 벌고, 저축할 수 있는 만큼 저축하고, 줄 수 있는 만큼 주라"는 원칙을 들어, 직업 활동과 나눔을 함께 강조한다.
직업적 성공을 곧 하나님의 복으로 보는 이해는 교단을 가리지 않고 번영신학 논쟁 속에서 비판을 받기도 한다. 목회자가 생업을 겸하는 목회자 이중직 논의에서도 직업 소명 개념이 찬반 양쪽의 근거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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