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식비평
교리·신학
양식비평은 성경 본문이 글로 정리되기 전 입으로 전해지던 단계에 주목해, 본문을 작은 전승 단위로 나누고 그 문학적 양식과 처음 쓰인 상황을 연구하는 성경 해석 방법이다.
정의와 뜻
양식비평(樣式批評)은 독일어 'Formgeschichte(양식사)'에서 온 말로, 영어로는 form criticism이라 한다. 여기서 '양식'은 기적 이야기, 비유, 격언, 찬송, 논쟁 이야기처럼 일정한 틀을 갖춘 말의 형태를 뜻한다. '비평'은 비난한다는 뜻이 아니라 본문을 학문적으로 분석한다는 뜻이다.
양식비평은 성경 본문을 짧은 전승 단위로 나누고 각 단위의 양식을 분류한다. 이어서 그 양식이 처음 쓰이던 공동체의 형편을 묻는다. 학자들은 이 형편을 '삶의 자리'(독일어 Sitz im Leben)라고 부른다. 예배, 선교, 가르침, 논쟁 같은 자리가 그 예다. 이 방법의 바탕에는 본문이 기록되기 전에 오랫동안 입으로 전해졌다는 전제가 있다.
성경적·역사적 배경
- 구약 연구: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사이에 독일 학자 헤르만 궁켈이 창세기의 이야기와 시편을 장르별로 분류하면서 이 방법의 틀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편을 찬양시, 탄식시 등으로 나누는 분류법이 대표적인 예다.
- 신약 연구: 제1차 세계대전 직후 카를 루트비히 슈미트, 마르틴 디벨리우스, 루돌프 불트만 등이 이 방법을 공관복음에 적용했다. 이들은 복음서가 따로따로 전해지던 짧은 전승들을 엮어 만든 책이라고 보았다. 이 연구는 공관복음 문제를 다루는 데에도 쓰였다.
- 평가와 이후 흐름: 불트만은 복음서의 많은 말씀과 이야기가 초대교회의 필요에서 형성되었다고 보았다. 이 견해는 복음서 기록이 실제 역사를 얼마나 담고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결론으로 이어졌고, 많은 논란을 낳았다. 비판하는 쪽은 목격자의 증언이 전승 과정에서 한 역할을 과소평가했다고 지적한다. 이후에는 복음서 저자를 전승을 신학적 의도에 따라 엮은 편집자로 보는 편집비평이 등장해 양식비평을 보완했다.
한국 교회에서의 실제
- 진보 계열: 한국기독교장로회와 한신대학교 등 진보 계열 신학교육에서는 양식비평을 역사비평 방법 가운데 하나로 받아들여 가르쳐 왔다.
- 보수 계열: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대한예수교장로회(고신), 대한예수교장로회(합신) 등 보수 장로교와 상당수 복음주의 신학자들은 비판적이다. 이들은 양식비평의 전제가 성경 무오설이나 복음서의 역사성과 충돌한다고 본다. 다만 본문의 장르를 구분하는 도구적 측면은 참고할 수 있다고 보는 학자도 있다.
- 중간 지대: 그 밖의 여러 교단 신학교에서도 성서학 방법론의 하나로 다루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교회의 신앙고백적 해석과 함께 소개하는 방식을 취한다.
- 역사적 쟁점: 성경 비평학을 받아들일지는 1950년대 김재준과 박형룡을 둘러싼 논쟁에서 중요한 쟁점이 되었다. 이 논쟁은 한국 장로교 분열의 한 배경이 되었다.
- 교인의 체감: 일반 교인에게는 낯선 용어다. 설교나 성경공부에서 비유나 시편의 장르를 설명하는 정도로 간접적으로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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