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빌레네
성경 · 지명
아빌레네는 누가복음 3:1에 한 번 나오는 지명으로, 다메섹 북서쪽 안티레바논 산지 일대의 작은 영지이다. 세례 요한이 활동을 시작할 때 루사니아가 이곳의 분봉 왕이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성경 본문
아빌레네는 성경에서 누가복음 3:1에 단 한 번 나온다. 누가는 세례 요한이 광야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받은 때를 다음과 같은 통치자 목록으로 밝힌다. 디베료 황제가 다스린 지 열다섯 해였고, 본디오 빌라도가 유대의 총독, 헤롯이 갈릴리의 분봉 왕, 그 동생 빌립이 이두래와 드라고닛의 분봉 왕, 루사니아가 아빌레네의 분봉 왕이었다. 이어 3:2에서는 안나스와 가야바가 대제사장이었다고 덧붙인다. 분봉 왕(分封王)은 로마의 허락을 받아 나라의 일부 지역을 맡아 다스리던 지방 통치자를 가리킨다.
배경
아빌레네는 중심 도시 아빌라를 둘러싼 지역의 이름이다. 아빌라는 다메섹에서 북서쪽으로, 바라다 강 유역의 안티레바논 산지에 있던 도시로 알려져 있다. 오늘날 시리아의 바라다 강 계곡 일대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나, 정확한 경계는 분명하지 않다. 지명의 어원은 '초원'을 뜻하는 셈어 낱말과 연관 짓는 견해가 있지만 확정된 것은 아니다.
1세기 유대 역사가 요세푸스는 이 지역을 '루사니아의 아빌라'라고 불렀다. 그의 기록에 따르면 로마 황제 글라우디오가 이 지역을 헤롯 아그립바 1세에게 주었고, 뒤에는 사도행전 25~26장에 나오는 아그립바 2세가 이곳을 다스린 것으로 전해진다.
해석과 논점
누가복음 3:1의 루사니아를 두고 오래된 논의가 있다. 요세푸스가 언급한 루사니아는 기원전 1세기 중엽에 이 일대를 다스리다가 안토니우스에게 처형된 인물이다. 이 때문에 일부 학자는 누가가 수십 년 전의 통치자를 세례 요한 시대의 인물로 잘못 적었다고 보았다.
반면 다른 학자들은 아빌라에서 발견된 비문을 근거로 든다. 이 비문에는 '분봉 왕 루사니아'라는 이름이 나오고, 비문이 세워진 때가 디베료 황제 시대 무렵으로 추정된다. 이를 근거로 같은 이름을 쓴 후대의 루사니아가 실제로 있었다고 본다. 성경 무오설을 지지하는 복음주의 학자들은 이 비문을 누가 기록의 역사적 정확성을 보여 주는 예로 자주 인용한다. 비판적 학자들 가운데에는 비문의 연대와 인물 동일시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디베료 15년이 정확히 어느 해인지도 계산 방식에 따라 서기 20년대 후반의 한두 해 차이가 난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아빌레네는 그 자체로 신학적 비중이 큰 지명은 아니다. 다만 누가가 복음의 사건을 로마 황제부터 작은 영지의 분봉 왕까지 당시 실제 정치 질서 속에 자리매김하려 했음을 보여 준다. 주석가들은 이 목록에서 아빌레네가 유대 주변 정치 지도의 북쪽 끝을 이룬다고 설명한다. 또한 이 구절을 세례 요한의 사역과 예수의 공생애가 구체적인 역사 속에서 일어났다는 누가의 관심을 드러내는 대목으로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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