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통주의
교리·신학
신정통주의는 20세기 초 유럽에서 칼 바르트를 중심으로 일어난 개신교 신학 흐름이다. 자유주의 신학에 맞서 하나님의 계시와 말씀을 신학의 중심에 다시 세우려 했다.
정의와 뜻
신정통주의는 제1차 세계대전 뒤 유럽에서 일어난 개신교 신학 흐름이다. 19세기 자유주의 신학은 인간의 종교 경험과 이성을 신학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신정통주의는 이에 맞서 하나님이 스스로를 드러내는 일, 곧 계시를 출발점으로 삼았다. 종교개혁의 정통 신학을 새롭게 되살린다는 뜻에서 이 이름이 붙었다.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질적 차이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변증법적 신학', '위기의 신학'이라고도 부른다. 다만 이 이름들은 주로 바깥에서 붙인 것이며, 바르트 자신은 '신정통주의'라는 이름을 달가워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정통주의는 계시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이 자신을 드러내신 사건으로 본다. 성경은 이 계시를 증언하는 책이며, 성령의 역사를 통해 오늘의 독자에게 하나님의 말씀이 된다고 설명한다.
성경적·역사적 배경
대표 인물은 스위스의 칼 바르트이다. 바르트가 1919년에 펴낸 로마서 주석이 이 흐름의 출발점으로 꼽힌다. 에밀 브루너, 프리드리히 고가르텐, 에두아르트 투르나이젠이 초기에 함께했고, 미국에서는 라인홀드 니버가 가까운 인물로 분류된다. 이들은 요한복음 1:14의 "말씀이 육신이 되어"와 히브리서 1:1-3을 근거로 들어, 하나님의 말씀이 무엇보다 그리스도 안에서 주어졌다고 본다.
1934년 바르트는 브루너와 '자연신학', 곧 계시 없이 자연과 이성으로 하나님을 알 수 있느냐는 문제를 두고 논쟁했다. 같은 해 나치에 동조하는 교회에 맞선 바르멘 신학 선언의 작성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이 일은 독일 교회 투쟁의 중요한 장면으로 꼽힌다.
보수 개혁주의 쪽은 이 흐름을 강하게 비판했다. 코넬리우스 반틸은 신정통주의가 성경 자체와 하나님의 말씀을 구분해 성경 무오설을 허문다고 보고, 이를 '새로운 현대주의'라고 불렀다. 신정통주의 쪽은 이에 대해, 성경의 권위를 인간의 이론이 아니라 하나님이 직접 말씀하시는 데 두려 한 것이라고 반론한다.
한국 교회에서의 실제
한국에는 일본과 미국에서 유학한 신학자들을 통해 소개되었다. 김재준은 성경 비평학을 받아들였고, 이를 두고 박형룡 등과 성경관 논쟁이 벌어졌다. 이 논쟁은 1953년 한국기독교장로회가 대한예수교장로회에서 갈라져 나오는 배경이 되었다(한국 장로교 분열 참조).
교단별 입장은 다음과 같이 나뉜다.
- 한국기독교장로회와 한신대학교: 바르트 신학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대한예수교장로회(고신), 대한예수교장로회(합신): 박형룡과 박윤선 이래 개혁주의와 성경 무오설의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다루어 왔다.
-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과 기독교대한감리회: 신학교를 중심으로 바르트를 비교적 폭넓게 연구한다.
일반 교인 사이에서 이 말은 잘 쓰이지 않는다. 주로 신학교 강의나 교단 사이의 신학 논쟁에서 쓰이며, 보수 교단에서는 자유주의와 함께 경계해야 할 대상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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