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의 조명
교리·신학
성령의 조명은 성령이 사람의 마음을 밝혀 이미 기록된 성경의 뜻을 깨닫고 받아들이게 하는 일을 가리키는 신학 용어이다.
정의와 뜻
성령의 조명(照明, illumination)은 '비추어 밝힌다'는 뜻이다. 성령이 사람의 마음을 밝혀 이미 주어진 하나님의 말씀을 깨닫고 받아들이게 하는 일을 가리킨다. 신학에서는 이를 두 가지와 구별한다. 하나는 하나님이 자신을 드러내어 알리시는 '계시'이고, 다른 하나는 성령이 성경 기록자를 감동하여 기록하게 한 '영감'이다. 조명은 기록된 성경을 읽고 듣는 사람 쪽에서 일어나는 성령의 작용으로 설명된다.
성경적·역사적 배경
흔히 인용되는 구절은 다음과 같다.
- 시편 119:18: "내 눈을 열어서 주의 율법에서 놀라운 것을 보게 하소서"
- 누가복음 24:45: 부활하신 예수가 제자들의 마음을 열어 성경을 깨닫게 함
- 요한복음 16:13: 진리의 성령이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함
- 고린도전서 2:12-14: 하나님의 영을 받은 사람이 하나님의 일을 앎
- 에베소서 1:17-18: 마음의 눈을 밝혀 주시기를 구하는 기도
종교개혁 이후 개신교는 성경 해석의 근거를 말씀과 성령에 두면서 이 교리를 정리했다. 장 칼뱅은 『기독교 강요』에서 성경의 권위가 '성령의 내적 증거'로 확증된다고 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제1장 6항은 말씀을 구원에 이르도록 이해하는 데 '하나님의 영의 내적 조명'이 필요하다고 고백한다. 같은 항은 성령의 새로운 계시로도 성경에 더할 것이 없다고 밝혀, 조명과 새 계시를 구분한다.
한국 교회에서의 실제
설교 전 기도에서 "말씀을 깨닫게 하소서"라고 구하는 일이 흔하다. 일부 교회는 예배 순서에 '조명을 위한 기도'를 두어 성경 봉독과 설교 앞에 드린다. 큐티와 성경공부도 조명을 구하는 기도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강조점은 교단에 따라 다르다. 개혁주의 전통의 장로교는 조명이 기록된 성경의 뜻을 깨닫게 할 뿐 성경 밖의 새 계시를 주지 않는다고 본다. 이 구분을 이른바 직통계시 주장을 경계하는 근거로 든다.
오순절주의·은사주의 계열에서는 두 가지 말씀을 구분하는 설명이 널리 쓰여 왔다. 하나는 기록된 말씀인 '로고스'이고, 다른 하나는 성령이 특정한 때에 개인에게 살아 있는 말씀으로 깨닫게 하는 '레마'이다. 한국에서는 조용기 목사가 이 구분을 대중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설명을 받아들이는 쪽은 레마도 기록된 성경을 통해 주어진다고 본다. 비판하는 쪽은 개인의 체험이 성경 해석보다 앞설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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