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리데
성경 · 지명
멜리데는 바울이 로마로 호송되던 중 배가 부서져 상륙한 지중해의 섬이다. 사도행전 28장에 나오며, 전통적으로 오늘날의 몰타섬으로 본다.
성경 본문
멜리데는 사도행전 27~28장에 나온다. 죄수 신분으로 로마로 호송되던 바울 일행은 알렉산드리아 배를 탔다. 이 배는 크레타섬 앞바다에서 큰 폭풍을 만나 14일 동안 표류하다가 섬 근처에서 부서졌다. 배에 탄 사람은 276명이었고, 모두 헤엄을 치거나 배 조각을 붙잡고 뭍에 올랐다(사도행전 27:37-44). 일행은 그곳이 멜리데라는 섬임을 알게 된다(사도행전 28:1).
이 섬에서 일어난 일은 다음과 같다.
- 원주민의 친절: 원주민들이 비와 추위에 떠는 일행을 위해 불을 피워 맞아 주었다(사도행전 28:2).
- 독사 사건: 바울이 나뭇가지를 불에 넣자 독사가 나와 그의 손을 물었다. 원주민들은 그를 살인자로 여겨 "공의"가 그를 살려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울이 아무 해도 입지 않자 이번에는 그를 신이라고 했다(사도행전 28:3-6).
- 보블리오의 집: 섬의 제일 높은 사람 보블리오가 일행을 사흘 동안 대접했다. 바울은 열병과 이질로 앓던 그의 아버지에게 기도하고 손을 얹어 고쳤다. 그 뒤 섬의 다른 병자들도 와서 고침을 받았다(사도행전 28:7-9).
- 출항: 일행은 섬에서 석 달을 지냈다. 이후 그곳에서 겨울을 난, 디오스구로 장식을 단 알렉산드리아 배를 타고 로마로 향했다(사도행전 28:10-11).
배경
이 섬의 그리스어 이름은 멜리테다. 당시 로마의 지배 아래 있었고, 시칠리아 속주에 딸려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주민을 가리키는 그리스어 '바르바로이'는 '그리스어를 쓰지 않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개역한글은 이 말을 "토인"으로, 개역개정은 "원주민"으로 옮겼다. 야만인이라는 뜻은 아니다. 섬 주민은 페니키아 계통의 말을 썼던 것으로 보인다.
알렉산드리아 배는 이집트의 곡물을 로마로 실어 나르던 배로 이해된다. 바울이 탄 배도 밀을 싣고 있었다(사도행전 27:38).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멜리데 이야기는 바울이 로마에서도 증언해야 한다는 약속(사도행전 23:11, 27:24)이 폭풍과 난파 속에서도 이루어지는 과정의 한 부분이다. 많은 해석자는 이를 하나님의 섭리가 복음을 로마로 이끈다는 사도행전의 흐름 속에서 읽는다.
본문이 "우리"라는 1인칭으로 서술된다는 점도 눈에 띈다. 전통적으로 이 "우리"에는 누가가 포함된 것으로 이해되어 왔다.
해석과 논점
- 위치: 몰타섬으로 보는 것이 전통적이고 널리 받아들여진 견해다. 몰타에서 '섬의 제일 사람'과 비슷한 칭호가 새겨진 비문이 발견되었다는 점이 근거로 자주 든다. 반면 표류한 바다를 "아드리아 바다"라고 부른 표현(사도행전 27:27)을 근거로, 아드리아해의 믈레트섬 같은 다른 곳을 제안한 학자들도 있다. 다만 고대의 '아드리아'는 오늘날보다 넓은 바다를 가리켰다는 반론이 있다.
- 독사와 치유: 이 사건은 흔히 마가복음 16:18의 약속과 함께 읽힌다. 이 구절이 들어 있는 마가복음 16:9-20은 사본상 논란이 있는 부분이다. 오순절·은사주의 계열은 이 사건을 오늘날에도 이어지는 신유와 성령의 은사의 예로 본다. 개혁주의 일부에서는 사도의 사역을 확증하던 표적으로 읽는다. 이 차이는 은사 중지론과 지속론과 이어진다. 본문은 바울이 일부러 뱀을 집은 것이 아니라 뜻하지 않게 물린 일을 기록한다.
- 본문 밖의 전승: 몰타에서 전해지는 이야기들은 성경 본문에 없는 내용이다. 난파 장소를 오늘날의 '성 바울 만'으로 보는 전승, 보블리오가 몰타의 첫 주교가 되었다는 전승, 바울 이후 섬의 뱀이 독을 잃었다는 이야기 등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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