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혼 샘
성경 · 지명
기혼 샘은 예루살렘 다윗 성 동쪽 기드론 골짜기에 있는 샘으로, 솔로몬이 왕으로 기름 부음을 받은 곳이며 히스기야가 이 물을 성 안으로 끌어들였다.
성경 본문
기혼 샘은 예루살렘의 옛 성읍인 다윗 성 바로 아래에 있던 샘이다. 성경에는 세 장면에 나온다.
- 솔로몬의 즉위: 열왕기상 1장에서 다윗은 아도니야가 스스로 왕이 되려 하자 "내 아들 솔로몬을 내 노새에 태우고" 기혼으로 내려가 기름을 부으라고 명한다(열왕기상 1:33). 제사장 사독과 선지자 나단이 기혼에서 솔로몬에게 기름을 부었고, 백성이 크게 기뻐하는 소리가 에느로겔에서 잔치하던 아도니야 일행에게까지 들렸다(열왕기상 1:38-45).
- 히스기야의 수로: 역대하 32장은 히스기야가 앗수르의 침공에 대비해 성 밖의 샘들을 막고(역대하 32:3-4), "기혼의 윗샘물을 막아 그 아래로부터 다윗 성 서쪽으로 곧게 끌어들였다"고 적는다(역대하 32:30). 열왕기하 20:20도 히스기야가 못과 수도를 만들어 물을 성 안으로 끌어들였다고 전하지만, 여기에는 기혼이라는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
- 므낫세의 성벽: 므낫세는 다윗 성 밖 기혼 서쪽 골짜기에 외성을 쌓았다(역대하 33:14).
배경
'기혼'은 히브리어로 '솟아 나오다'라는 뜻의 낱말과 관련된 이름으로 풀이된다. 이 샘은 물이 일정하게 흐르지 않고 간헐적으로 솟구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높은 언덕 위에 있던 예루살렘에서 성 가까이 있는 이 샘은 사실상 유일한 상시 수원이었다. 그래서 전쟁 때 이 물을 지키는 일이 성의 생존과 직결되었다.
히스기야의 수로로 보이는 바위 터널은 지금도 남아 있다. 기혼 샘에서 실로암 못 쪽으로 이어지며 길이는 약 530m로 알려져 있다. 19세기 말 이 터널 안에서 양쪽 끝에서 파 들어간 일꾼들이 만났다는 내용의 히브리어 비문(실로암 비문)이 발견되었다. 이 터널을 기원전 8세기 말 히스기야 시대의 공사로 보는 견해가 널리 받아들여지지만, 연대와 공사 방식에 대해서는 학자마다 의견이 다르다.
같은 이름의 에덴의 강
창세기 2:13에는 에덴동산에서 갈라져 나온 네 강 가운데 둘째 강의 이름이 기혼이며 "구스 온 땅을 둘렀다"고 적혀 있다. 이 강과 예루살렘의 기혼 샘은 이름만 같을 뿐 본문상 서로 다른 곳이다. 둘을 연결해 예루살렘을 에덴의 회복으로 읽는 해석이 있지만, 이는 해석자의 연결이지 본문이 직접 말하는 내용은 아니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기혼의 물은 히스기야의 수로를 통해 실로암 못으로 흘러들었다고 여겨진다. 그래서 요한복음 9장에서 예수가 날 때부터 맹인 된 사람에게 "실로암 못에 가서 씻으라"고 한 장면(요한복음 9:7)이 기혼 샘과 간접적으로 이어진다. 또 하나님의 성을 기쁘게 하는 시내(시편 46:4), 성전에서 흘러나오는 물(에스겔 47장), 예루살렘에서 솟아나는 생수(스가랴 14:8)를 기혼 샘의 이미지와 함께 설명하는 해석도 있다. 다만 이 구절들에는 기혼이라는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
해석과 논점
- 다윗이 여부스 사람의 성을 칠 때 언급한 "물 긷는 데"(사무엘하 5:8)를 기혼 샘과 연결된 수직 갱도로 보는 견해가 있었다. 그러나 후대 발굴에서 이 갱도가 실제로 쓰였는지 의문이 제기되어 논쟁 중이다.
- 이사야 7:3의 "윗못 수도"와 이사야 8:6의 "천천히 흐르는 실로아 물"을 기혼 샘에서 나온 수로로 보는 학자가 많지만 확정된 것은 아니다.
- 솔로몬이 기혼에서 기름 부음을 받은 이유를 두고 백성이 모이기 쉬운 수원지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흔히 덧붙는다. 그러나 본문은 이유를 밝히지 않는다.
한국 교회에서
한국 교회에서 기혼 샘은 주로 히스기야의 위기 대응이나 솔로몬의 즉위를 다루는 설교에서 언급된다. 이스라엘 성지순례에서는 다윗 성 유적과 히스기야 터널을 걸어서 지나는 일정이 자주 포함되어 순례객에게 익숙한 장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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