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무죄성
교리·신학
그리스도의 무죄성은 예수 그리스도가 참 인간으로 살았으나 생각·말·행동에서 한 번도 죄를 짓지 않았다는 기독교의 가르침이다.
정의와 뜻
무죄성(無罪性)은 '죄가 없는 성질'이라는 뜻이다. 이 교리는 예수 그리스도가 성육신으로 참 인간이 되어 시험과 고난을 겪었지만, 스스로 죄를 짓지 않았다고 가르친다. 개신교·천주교·정교회가 모두 이 교리를 받아들인다. 기독론에서는 그리스도의 무죄성이 속죄와 이어진다고 설명한다. 죄 없는 이만이 다른 이의 죄를 대신 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신학에서는 무죄성을 두 가지로 나누어 논의해 왔다.
- 범죄 불가능성: 그리스도는 신성을 지닌 분이므로 죄를 지을 수 없었다고 보는 견해이다. 라틴어로 '논 포세 페카레'(죄를 지을 수 없음)라고 한다.
- 범죄 가능성: 그리스도는 죄를 지을 수 있었으나 짓지 않았다고 보는 견해이다. 라틴어로 '포세 논 페카레'(죄를 짓지 않을 수 있음)라고 한다. 이 견해는 시험이 실제였다는 점을 강조한다.
성경적·역사적 배경
신약성경은 여러 곳에서 그리스도의 무죄성을 말한다.
- 히브리서 4:15는 그리스도가 "모든 일에 우리와 똑같이 시험을 받은 이로되 죄는 없으시니라"고 말한다.
- 고린도후서 5:21은 그를 "죄를 알지도 못하신 이"라고 부른다.
- 베드로전서 2:22, 요한일서 3:5, 요한복음 8:46도 같은 뜻을 담고 있다.
광야 시험과 겟세마네 기도는 시험을 받으면서도 죄를 짓지 않은 장면으로 자주 인용된다.
451년 칼케돈 공의회는 그리스도가 "죄 외에는 모든 점에서 우리와 같다"고 고백했다. 원죄(인류가 처음 사람의 범죄로 물려받았다고 보는 죄의 상태)와의 관계는 교회마다 다르게 설명한다.
- 개신교는 대체로 그리스도가 성령으로 잉태되고 동정녀에게서 났다는 데서 그 근거를 찾는다.
- 천주교는 마리아가 원죄 없이 잉태되었다는 교의를 1854년에 선포했다. 개신교는 이 교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 20세기에 칼 바르트는 그리스도가 타락한 인간 본성을 입었으나 죄를 짓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한국 교회에서의 실제
한국의 주요 교단은 모두 그리스도의 무죄성을 고백한다. 장로교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8장에서 그리스도가 "죄는 없으시다"고 고백한다. 다른 교단도 각자의 신앙고백과 교리에서 이를 전제한다.
교단 사이에 차이가 드러나는 지점은 무죄성 자체가 아니라 강조점이다.
- 개혁주의 신학자들 가운데에는 범죄 불가능성을 강조하는 이들이 많다.
- 그리스도의 실제 시험과 본보기로서의 삶을 강조하는 설명은 여러 교단에서 두루 쓰인다.
이 논쟁은 주로 신학교 교실에서 다루어진다. 강단에서는 광야 시험 본문, 고난주간, 성탄절 설교에서 "죄 없으신 하나님의 어린양"이라는 표현으로 자주 언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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