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11장 20절
성경 구절 · 같은 말: 누가복음 11:20
그러나 내가 만일 하나님의 손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나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임하였느니라
본문은 보호 기간이 끝난 개역한글판(1961)입니다. 개역개정·새번역 등 다른 번역본과는 낱말이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예수가 자신의 축귀(귀신을 쫓아냄)를 "하나님의 손"에 의한 일로 밝히고, 그 일이 하나님 나라가 이미 왔다는 표시라고 말한 구절이다. 하나님 나라의 현재성을 다루는 대표 본문으로 자주 인용된다.
문맥
누가복음 11장 14절부터 이어지는 이른바 '바알세불 논쟁' 단락에 속한다. 예수가 말 못 하게 하는 귀신을 쫓아내자, 무리 가운데 일부는 그가 귀신의 우두머리 바알세불의 힘으로 귀신을 쫓는다고 비난했다. 다른 이들은 하늘에서 오는 표적을 요구했다. 예수는 스스로 나뉜 나라는 설 수 없다는 비유로 비난을 반박하고, 이 구절에서 결론을 말한다. 바로 뒤에는 "강한 자"를 이기는 "더 강한 자"의 비유(누가복음 11:21-22)가 이어진다. 같은 사건은 마태복음 12장과 마가복음 3장에도 나온다.
해석
- '하나님의 손'이라는 표현: 그리스어 원문은 '하나님의 손가락'(닥튈로스 테우)이다. 개역한글은 이를 '손'으로 옮겼고, 새번역 등 일부 현대 번역은 '손가락'으로 직역한다. 많은 주석가는 이 표현이 출애굽기 8:19를 떠올리게 한다고 본다. 그 구절에서 이집트 마술사들은 모세를 통해 일어난 재앙을 보고 "이는 하나님의 권능이니이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읽으면 예수의 축귀는 출애굽처럼 하나님이 직접 개입하여 사람을 해방하는 일이 된다.
- '이미 임하였다'의 의미: "임하였느니라"로 옮긴 동사는 '이르렀다, 닥쳤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이 구절은 하나님 나라가 미래에만 오는 것이 아니라 예수의 사역 안에서 이미 시작되었다는 근거로 널리 쓰인다.
- 실현된 종말론의 읽기: 영국 신학자 C. H. 다드는 하나님 나라가 예수 안에서 이미 실현되었다고 강조했고, 이 구절은 그 대표 근거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 '이미와 아직'의 읽기: 복음주의 학계와 한국의 여러 교단에서는 하나님 나라가 예수의 오심으로 '이미' 시작되었으나 재림 때에야 '아직' 완성된다고 보는 해석이 널리 받아들여진다. 이 해석에서 이 구절은 '이미'의 측면을 보여 주는 본문이다.
논쟁과 쟁점
- '손가락'과 '성령': 병행 구절인 마태복음 12:28은 같은 말을 "하나님의 성령을 힘입어"로 전한다. 두 표현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오래된 형태인지에 대해서는 학자들의 견해가 나뉜다. 다만 두 표현 모두 하나님의 능력이 직접 작용한다는 뜻으로 읽힌다는 데에는 대체로 의견이 모인다.
- 오늘날의 축귀와 은사: 오순절주의와 은사주의 계열은 이 구절을 오늘날에도 축귀와 신유(병 고침)가 하나님 나라의 표지로 계속 일어난다는 근거로 읽는다. 개혁주의 계열의 은사 중지론 입장에서는 예수의 축귀를 그가 메시아임을 증언하는 표적으로 보고, 이를 오늘날 교회 사역의 규범으로 곧바로 옮기는 데 신중하다. 이 문제는 은사 중지론과 지속론 문서에서 더 다룬다.
한국 교회에서
하나님 나라를 주제로 한 설교에서 하나님 나라의 현재성을 설명할 때 자주 인용된다. 순복음 등 오순절 계열의 신유 집회와 축사 사역에서도 근거 구절로 쓰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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