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기도
교리·신학
침묵 기도는 소리 내지 않고 마음속으로 드리는 기도, 또는 말을 멈추고 하나님 앞에 고요히 머무는 기도를 이른다. 한국 교회에서는 묵도·묵상 기도라는 말과 함께 쓰인다.
정의와 뜻
침묵 기도는 넓게는 소리 내지 않고 속으로 드리는 모든 기도를 가리킨다. 좁게는 말로 간구하기를 멈추고 하나님 앞에서 고요히 기다리며 머무는 기도를 뜻한다. 앞의 뜻은 소리 내어 함께 부르짖는 통성기도와 짝을 이루는 말로 쓰인다. 뒤의 뜻은 관상기도(觀想祈禱, 하나님을 바라보며 머무는 기도)나 기독교 영성 전통과 이어진다. 한국 교회에서는 '묵도(默禱, 말없이 드리는 기도)', '묵상 기도'라는 말도 비슷한 뜻으로 쓴다.
성경적·역사적 배경
침묵 기도의 근거로 흔히 드는 본문은 다음과 같다.
- 사무엘상 1:13: 한나가 입술만 움직이고 소리는 내지 않은 채 마음으로 기도한 장면
- 시편 62:1: "나의 영혼이 잠잠히 하나님만 바람이여"
- 시편 46:10: "너희는 가만히 있어 내가 하나님 됨을 알지어다"
- 마태복음 6:6: 골방에 들어가 은밀한 중에 기도하라는 가르침
초기 교회 이후 광야에서 수도한 이들 사이에서 고요 속에 머무는 기도가 발전했다. 정교회에서는 이 흐름이 '고요'를 뜻하는 헤시카즘 전통으로 이어졌다. 개신교 안에서는 퀘이커가 정해진 순서 없이 침묵 가운데 모이는 예배로 잘 알려져 있다. 20세기에는 토마스 머튼, 헨리 나우웬 등의 저술을 통해 침묵과 고독의 영성이 교파를 넘어 널리 소개되었다.
한국 교회에서의 실제
한국 교회에서 가장 익숙한 형태는 예배를 시작할 때 드리는 묵도다. 오랫동안 많은 교회의 예배 순서 첫머리에 자리 잡았으나, 근래에는 이를 '예배로의 부름' 등으로 바꾼 교회도 있다. 이 밖에도 다음과 같은 자리에서 짧은 침묵 기도가 이루어진다.
교단과 교회의 성향에 따라 강조점이 다르다. 오순절·순복음 계열을 비롯해 부흥회 전통이 강한 교회는 통성기도를 중심에 두고 침묵 기도를 그 앞뒤에 곁들이는 경우가 많다. 대한성공회나 기독교한국루터회처럼 전례(정해진 예식 순서)를 중시하는 교회는 고백 기도 앞 등 예배 안에 짧은 침묵을 두는 일이 많다. 테제 예배를 드리는 교회에서는 노래 사이에 긴 침묵이 들어간다.
침묵 기도의 형태를 두고는 평가가 갈린다. 소리 내지 않고 드리는 기도 자체에는 이견이 거의 없다. 그러나 생각을 비우거나 특정 낱말을 되풀이하는 방식의 관상기도에 대해서는 일부 보수 교단과 비평가들이 동양 명상이나 신비주의와 섞일 위험이 있다며 경계해 왔다. 이를 실천하는 쪽은 성경에 근거한 기독교 고유의 기도 전통이며 말씀 묵상과 함께 이루어진다고 반론한다. 자세한 논의는 관상기도 문서에서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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