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도
예배·예식
묵도(默禱)는 소리 내지 않고 마음속으로 드리는 기도이다. 한국 교회에서는 예배를 시작할 때 회중이 함께 조용히 기도하는 예배 순서의 이름으로 널리 쓰인다.
정의와 뜻
묵도는 한자로 '잠잠할 묵(默)'과 '빌 도(禱)'를 쓰며, 소리를 내지 않고 마음으로 드리는 기도를 말한다. 여럿이 소리 내어 함께 부르짖는 통성기도와 대비되는 말이다. 죽은 이를 기리며 고개 숙이는 '묵념'과는 다르다. 묵념은 추모의 뜻이 중심이고, 묵도는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라는 점에 초점이 있다.
한국 교회에서 묵도는 두 가지 뜻으로 쓰인다. 하나는 개인이 소리 없이 드리는 기도 일반이다. 다른 하나는 예배 첫머리에 회중이 함께 조용히 기도하는 예배 순서의 이름이다.
성경적·역사적 배경
묵도의 근거로는 침묵 속에서 하나님 앞에 서는 모습을 그린 구절들이 흔히 인용된다.
- 하박국 2:20 "여호와는 그 성전에 계시니 온 땅은 그 앞에서 잠잠할지니라"
- 시편 46:10 "너희는 가만히 있어 내가 하나님 됨을 알지어다"
- 사무엘상 1:13, 입술만 움직이며 마음으로 기도한 한나의 모습
- 마태복음 6:6, 골방에서 은밀히 기도하라는 가르침
기독교 예배 전통에는 고백이나 말씀 뒤에 침묵하는 시간이 오래전부터 있었다. 퀘이커처럼 침묵 자체를 예배의 중심에 두는 교파도 있다. 다만 예배 시작 순서의 이름으로 '묵도'를 따로 세운 것은 한국 교회에서 두드러지는 관행이다. 이 관행이 일제강점기에 국민의례로 강요된 묵도(일본어 '모쿠토')의 영향을 받았다는 주장이 있다. 반대로 그 이전부터 있던 교회 관습이라는 견해도 있어, 기원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한국 교회에서의 실제
전통적인 주일 예배 주보에서는 첫 순서로 "묵도(다같이)"가 실리는 경우가 많았다. 보통 반주 속에서 회중이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기도하면, 사회자가 하박국 2:20 같은 성경 구절을 읽는다. 이어 송영이나 찬송을 부르며 예배가 시작된다.
교회와 교단에 따라 이 순서를 다루는 방식은 다르다.
- 장로교·감리교 등 여러 교단의 예배서와 교회에서는 묵도 대신 '예배로의 부름'(예배 초청)으로 예배를 여는 경우가 늘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배의 시작을 개인의 기도보다 하나님이 회중을 부르시는 행위로 보려는 뜻이다. 앞서 말한 일제강점기 기원 논란도 이 변화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 묵도를 계속 쓰는 교회는 이 순서가 마음을 가다듬고 하나님 앞에 서는 준비가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 대한성공회처럼 기도서에 따른 예전을 쓰는 교회는 '묵도'라는 순서를 따로 두지 않는다. 대신 예식 중 정해진 자리에 침묵의 시간을 둔다.
- 순서 없이 찬양으로 예배를 여는 교회도 많다.
예배 순서와 별개로, 교인이 예배당에 들어와 자리에 앉은 뒤 먼저 고개 숙여 기도하는 것도 흔히 묵도라 부른다. 축도 뒤 후주가 흐르는 동안 개인적으로 드리는 기도도 마찬가지로 묵도라 부르며, 이 두 가지는 교단을 가리지 않고 널리 지켜지는 관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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