렙돈
성경 · 개념·용어
렙돈은 신약 시대 유대 지역에서 쓰인 가장 작은 단위의 동전이다. 성경에서는 가난한 과부가 성전 헌금함에 넣은 "두 렙돈"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성경 본문
렙돈은 신약성경에 세 번 나온다.
- 마가복음 12:41-44: 예루살렘 성전에서 예수가 헌금함(개역한글은 '연보궤') 맞은편에 앉아 사람들이 돈 넣는 것을 지켜본다. 부자들이 많은 돈을 넣는 가운데 한 가난한 과부가 "두 렙돈 곧 한 고드란트"를 넣는다. 예수는 그 과부가 다른 모든 사람보다 많이 넣었다고 말한다. 이유는 다른 사람들은 풍족한 가운데서 넣었고, 과부는 가난한 가운데서 생활비 전부를 넣었기 때문이다.
- 누가복음 21:1-4: 같은 이야기를 더 짧게 전한다.
- 누가복음 12:59: 재판관에게 끌려가기 전에 고발하는 사람과 화해하라는 가르침의 끝부분이다. 마지막 한 렙돈까지 갚아야 감옥에서 나올 수 있다고 말한다. 한국어 번역에서는 이 낱말을 '한 푼'처럼 풀어 옮긴다. 같은 말씀을 전하는 마태복음 5:26에서는 원문에 고드란트가 쓰였다.
배경
렙돈은 그리스어 '렙톤'을 옮긴 말이다. '얇은 것, 작은 것'이라는 뜻에서 온 이름이다. 렙돈은 유대 지역에서 유통된 작은 청동 동전이었다. 학자들은 하스몬 왕조와 로마 총독 시대에 주조된 소액 청동화와 연결해 보기도 한다.
마가는 로마 독자를 위해 두 렙돈을 로마 화폐 단위인 고드란트(라틴어 쿼드란스)로 풀어 설명한 것으로 이해된다. 이 비율을 따르면 한 렙돈은 데나리온의 128분의 1쯤이 된다. 데나리온은 하루 품삯에 해당하는 돈이다(마태복음 20:2). 다만 시대와 지역에 따라 화폐 비율이 달랐으므로 정확한 가치는 단정하기 어렵다. 참새 두 마리 값으로 언급되는 앗사리온(마태복음 10:29)보다도 작은 단위였다.
해석과 논점
전통적인 해석은 과부의 이야기를 헌금의 크기보다 드리는 사람의 형편과 마음을 보신다는 가르침으로 읽는다. 자기 전부를 맡기는 믿음의 본보기로 보는 것이다.
다른 해석도 있다. 일부 학자와 설교자는 바로 앞 구절에 주목한다. 마가복음 12:40에서 예수는 "과부의 가산을 삼키"는 서기관들을 꾸짖는다. 이 문맥에서 보면 과부 이야기는 가난한 사람의 마지막 생활비까지 거두어 가는 종교 제도에 대한 탄식으로도 읽힌다. 이 해석을 따르는 이들은 이어지는 성전 파괴 예언(마가복음 13:1-2)과의 연결도 근거로 든다. 두 해석이 반드시 서로를 배제하지는 않는다.
본문은 과부의 이름이나 이후의 삶을 전혀 말하지 않는다. 그 뒤에 물질적 보상을 받았다는 내용도 없다. 따라서 '전부를 드리면 더 큰 복으로 돌려받는다'는 설명은 본문 밖에서 덧붙인 해석이다. 이런 읽기는 번영신학 논쟁과 맞물려 비판받기도 한다.
한국 교회에서
'과부의 두 렙돈'은 한국 교회의 헌금 설교에서 자주 인용된다. 주로 액수보다 정성과 형편을 보신다는 뜻으로 쓰인다. 한편 이 본문을 형편이 어려운 교인에게 헌금을 권하는 근거로 쓰는 것은 본문의 문맥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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