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불복종
교리·신학
시민 불복종은 양심에 비추어 부당하다고 여기는 법이나 국가 명령을 공개적·비폭력적으로 어기고 그 처벌을 감수하는 행위이다. 그리스도교에서는 국가에 대한 순종과 하나님께 대한 순종이 부딪칠 때의 문제로 다룬다.
정의와 뜻
시민 불복종(市民不服從)은 시민이 양심상 부당하다고 판단한 법이나 정부 명령을 공개적으로, 대개 비폭력 방식으로 어기고 그 처벌을 받아들이는 행위이다. 법질서 전체를 인정하면서 특정한 법의 부당함을 드러내려 한다는 점에서 혁명이나 무력 저항과 구별된다. 폭정에 맞설 권리를 뜻하는 더 넓은 개념인 저항권(抵抗權)과도 구별된다. 이 말은 미국 작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1849년에 발표한 글로 널리 알려졌다. 이후 마틴 루서 킹 목사의 민권운동을 거치면서 그리스도교 윤리의 주요 주제가 되었다.
성경적·역사적 배경
국가에 순종해야 한다는 근거로는 로마서 13:1-7, 베드로전서 2장 13-17절, 디도서 3장 1절이 주로 인용된다. 불복종의 근거로는 다음 본문들이 자주 언급된다.
- 히브리 산파 십브라와 부아가 사내아이를 죽이라는 바로의 명령을 따르지 않은 일(출애굽기 1:15-21)
- 다니엘의 세 친구가 금 신상에 절하지 않은 풀무불 사건
- 사도들이 "사람보다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이 마땅하니라"고 답한 사도행전 5장 29절
두 흐름을 어떻게 조화할지는 전통마다 다르다. 장 칼뱅은 개인의 저항을 제한하는 대신, 왕 아래의 공직자인 하급 관리가 폭정을 막을 수 있다고 보았다. 존 녹스는 그보다 적극적인 저항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세례파와 퀘이커는 맹세와 병역을 거부하는 비폭력 불복종의 전통을 이어 왔다. 20세기에는 나치에 저항한 디트리히 본회퍼의 사례가 자주 논의된다.
한국 교회에서의 실제
일제강점기에는 신사참배 강요를 거부한 주기철, 손양원 등이 투옥되었다. 오늘날 여러 교단은 이들을 신앙적 불복종의 본보기로 기린다.
군사정권 시기에는 교회의 입장이 갈렸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한국기독교장로회 등 진보 성향 교회는 인권·민주화 운동에 참여했고, 부당한 법에 맞서는 것을 신앙의 실천으로 보았다(교회와 민주화운동 참고). 반면 보수 성향 교회 가운데는 로마서 13장을 들어 국가 권위에 대한 순종과 교회의 정치적 중립을 강조한 곳이 많았다.
코로나19 시기에는 일부 교회가 대면 예배 제한에 따르지 않았다. 이를 두고 교계 안에서도 신앙의 자유를 지키는 불복종이라는 주장과 이웃의 안전을 해치는 행위라는 비판이 맞섰다. 이처럼 시민 불복종은 교회와 정치를 둘러싼 논의에서 되풀이되는 쟁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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