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암 터널
성경 · 지명
실로암 터널은 예루살렘의 기혼 샘물을 도시 안쪽의 실로암 못으로 끌어들이는 바위 수로이다. 흔히 유다 왕 히스기야가 판 수도로 보아 '히스기야 터널'이라고도 부른다.
성경 본문
성경에는 '실로암 터널'이라는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 다만 이 터널로 여겨지는 공사가 두 곳에 기록되어 있다.
- 열왕기하 20:20은 히스기야의 업적으로 저수지와 수도(물길)를 만들어 물을 성 안으로 끌어들인 일을 든다.
- 역대하 32:30은 히스기야가 기혼의 윗샘물을 막고, 그 물을 아래쪽으로 다윗 성 서쪽까지 곧게 끌어들였다고 적는다.
역대하 32:2-4는 앗수르가 쳐들어올 때 히스기야가 성 밖의 물 근원을 막은 일을 전한다. 이사야 22:9-11에도 이 무렵 예루살렘이 물을 모으고 저수지를 만든 일이 나온다.
배경
예루살렘의 주된 물 근원인 기혼 샘은 성벽 바깥 기드론 골짜기 쪽에 있었다. 적이 성을 포위하면 이 샘을 쓸 수 없었다. 바위를 뚫어 샘물을 성 안쪽으로 돌리면 포위된 동안에도 물을 얻을 수 있고, 적은 물을 얻기 어려워진다.
터널은 바위를 구불구불하게 뚫고 지나가며, 길이는 500여 미터로 알려져 있다. 1880년에 터널 안 벽에서 고대 히브리 문자로 새긴 비문이 발견되었다. 흔히 '실로암 비문'이라고 부른다. 비문은 양쪽 끝에서 파 들어간 일꾼들이 서로의 소리를 듣고 만났으며, 물이 샘에서 못까지 1,200규빗(규빗은 팔꿈치에서 손끝까지의 길이를 기준으로 한 고대의 길이 단위)을 흘렀다고 적고 있다. 이 비문은 현재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고고학 박물관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터널의 끝에 있는 실로암 못은 신약에도 나온다. 요한복음 9:7에서 예수는 날 때부터 맹인이던 사람에게 실로암 못에 가서 씻으라고 하신다. 요한은 '실로암'을 "보냄을 받았다"는 뜻으로 풀이한다(→ 날 때부터 맹인 된 사람의 치유). 구약에서는 이사야 8:6이 '천천히 흐르는 실로아 물'을 하나님을 신뢰하는 고요한 상태의 상징처럼 쓴다. 이 구절의 물길이 히스기야의 터널을 가리키는지, 그보다 앞선 수로를 가리키는지는 학자마다 견해가 다르다. 누가복음 13:4에는 '실로암 망대'가 무너진 사건이 나온다.
해석과 논점
- 누가 언제 팠는가: 대다수 학자는 앗수르 왕 산헤립의 침공을 앞두고 히스기야 시대에 팠다고 본다. 그러나 비문에는 왕의 이름이 없다. 그래서 다른 시기에 팠다는 주장도 제기되어 있다.
- 굽은 경로의 이유: 터널이 곧지 않고 굽은 까닭을 두고 의견이 갈린다. 바위의 결이나 틈을 따라 팠다는 설명, 지형상의 이유라는 설명 등이 있다.
- 본문과 덧붙여진 이야기의 구분: 성경은 공사의 사실만 짧게 적는다. 공사 기간, 동원된 인원, 일꾼들이 방향을 맞춘 방법은 성경에 나오지 않으며, 대부분 추정이다.
한국 교회에서
이스라엘 성지순례에서 물이 흐르는 터널 안을 걸어서 지나가는 일정이 흔히 포함된다. 순례자들은 이곳에서 히스기야 이야기와 요한복음 9장을 함께 떠올리곤 한다. 또 요한복음 9장에서 따온 '실로암'은 치유와 회복을 뜻하는 이름으로 여겨져, 한국의 여러 교회와 기독교 기관의 이름에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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