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바란
성경 · 지명
엘바란은 창세기 14:6에 한 번 나오는 지명이다. 그돌라오멜 연합군이 세일 산의 호리 족속을 치며 내려간 남쪽 끝으로, 바란 광야 가장자리에 있던 곳으로 기록되어 있다.
성경 본문
엘바란은 창세기 14장에 한 번 나온다. 엘람 왕 그돌라오멜을 비롯한 네 왕의 연합군은 소돔 등 다섯 성읍의 왕들과 싸우기에 앞서 요단 동편과 남쪽 지역의 여러 족속을 쳤다. 본문은 이 원정 경로를 이렇게 적는다. "세일 산에서 호리 족속을 쳐서 광야 근방 엘바란까지 이르렀으며"(창세기 14:6). 연합군은 그 뒤 방향을 돌려 엔미스밧, 곧 가데스로 가서 아말렉 족속의 온 땅과 하사손다말에 사는 아모리 족속을 쳤다(창세기 14:7).
엘바란은 연합군이 남쪽으로 내려간 가장 먼 지점이다. 이 원정 끝에 롯이 사로잡히고, 아브라함(당시 이름은 아브람)이 그를 구출하며, 돌아오는 길에 멜기세덱을 만나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이름과 위치
이름의 뒷부분 '바란'은 시내 반도 동북부, 곧 가나안 남쪽과 에돔 서쪽에 펼쳐진 광야를 가리키는 지명이다. 앞부분 '엘'은 흔히 '큰 나무' 또는 '테레빈 나무'를 뜻하는 말로 풀이된다. 이 풀이를 따르면 엘바란은 '바란의 큰 나무'라는 뜻이 된다. 칠십인역도 이 낱말을 '바란의 테레빈 나무'라는 뜻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확한 위치는 알려져 있지 않다. 본문의 "광야 근방"이라는 표현과 세일 산(에돔 산지)에서 남쪽으로 내려간 경로를 근거로, 학자들 가운데는 아카바만 북단의 항구 엘랏(신명기 2:8) 부근과 연결하는 견해가 있다. 다른 학자들은 바란 광야 가장자리의 이름 모를 오아시스나 나무가 있던 장소로 보는 데 그친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엘바란이라는 이름은 다시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바란'은 성경 여러 곳에 등장한다.
- 하갈의 아들 이스마엘이 자란 곳이다(창세기 21:21).
- 출애굽 이스라엘이 시내산을 떠나 머문 광야다(민수기 10:12).
- 열두 정탐꾼을 보낸 출발지다(민수기 13:3, 26).
- 시에서는 하나님이 나타나시는 곳으로 노래된다. "바란 산에서 비추시고"(신명기 33:2), "거룩한 자가 바란 산에서부터 오시는도다"(하박국 3:3).
신약성경은 엘바란이나 바란을 직접 언급하지 않는다. 다만 엘바란이 나오는 창세기 14장의 멜기세덱 이야기는 히브리서 7장에서 그리스도의 제사장직을 설명하는 데 쓰인다.
해석과 논점
한국어 독자 가운데는 '엘'을 하나님을 가리키는 말(엘, 엘로힘)과 같은 것으로 여겨 '하나님의 바란'처럼 읽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사전과 주석은 이 낱말을 나무를 뜻하는 말로 본다. 따라서 이름 자체에 신학적 의미를 부여하는 해석은 본문이 뒷받침하지 않는다.
창세기 14장의 네 왕은 성경 밖 기록에서 확실하게 확인되지 않는다. 그래서 원정의 역사성과 경로를 두고 학자들의 견해가 나뉜다. 보수적인 학자들은 아브라함 시대의 실제 원정 기록으로 보고 경로를 지리적으로 재구성하려 한다. 다른 학자들은 이 장의 성격과 기록 연대를 달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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