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윌므로닥
인물 · 성경 인물
에윌므로닥은 느부갓네살의 뒤를 이은 바벨론 왕이다. 즉위한 해에 사로잡혀 와 있던 유다 왕 여호야긴을 옥에서 풀어 주고 후하게 대우했다고 열왕기하와 예레미야의 마지막 부분에 기록되어 있다.
성경의 기록
에윌므로닥은 열왕기하 25:27–30과 예레미야 52:31–34에 나온다. 두 본문의 내용은 거의 같다. 유다 왕 여호야긴이 바벨론에 사로잡혀 간 지 37년째 되던 해에 에윌므로닥이 왕위에 올랐다. 그는 그해 열두째 달에 여호야긴을 옥에서 풀어 주었다. 날짜는 열왕기하에는 27일, 예레미야에는 25일로 적혀 있다.
에윌므로닥은 여호야긴에게 좋게 말하고, 바벨론에 함께 있던 다른 왕들보다 자리를 높여 주었다. 여호야긴은 죄수의 옷을 벗고 평생 왕 앞에서 음식을 먹었으며, 죽는 날까지 날마다 쓸 것을 받았다. 성경에는 에윌므로닥에 관한 다른 기록이 없다.
성경 밖의 바벨론 자료에서는 이 왕을 아멜-마르둑으로 부르며, '마르둑의 사람'이라는 뜻으로 풀이한다. 마르둑은 바벨론의 주신이다. 한국어 이름의 '에윌'은 영어 'evil'과 관계가 없다. 그는 느부갓네살의 아들로 알려져 있다. 짧게 다스린 뒤 처남인 네리글리살에게 죽임을 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재위 기간은 기원전 560년대 초반의 2년 남짓으로 보는 견해가 많지만, 정확한 연대는 학자마다 조금씩 다르다.
성경 안에서의 의미
에윌므로닥의 이야기는 열왕기하와 예레미야를 끝맺는 장면이다. 예루살렘이 함락되고 시드기야가 끌려간 뒤의 어두운 서술이, 다윗 왕가의 후손이 살아 있고 대우를 받는다는 소식으로 마무리된다. 그래서 이 장면은 흔히 다윗 언약이 끊어지지 않았음을 보여 주는 대목으로 읽힌다.
여호야긴은 마태복음 1장 예수의 족보에 '여고냐'라는 이름으로 나온다. 포로 귀환 뒤 성전 재건을 이끈 스룹바벨도 그의 손자로 기록되어 있다. 신약은 에윌므로닥을 직접 언급하지 않는다.
해석과 논점
- 이 결말을 어떻게 볼지는 해석이 갈린다. 다윗 왕가의 회복을 바라보는 희망의 표지로 읽는 견해가 있다. 반면 왕이 여전히 이방 왕의 식탁에 매여 있으므로 포로 상태가 계속됨을 보여 주는 절제된 결말로 읽는 견해도 있다.
- 유대 전승 가운데에는 에윌므로닥이 아버지에게 미움을 받아 함께 옥에 갇혔다가 여호야긴과 친해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는 후대의 전승이며 성경 본문에는 없는 내용이다.
- 바벨론에서 발굴된 느부갓네살 시대의 배급 기록에 여호야긴과 그 아들들의 이름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이 기록은 여호야긴이 바벨론에 머물렀다는 성경 기사의 배경 자료로 자주 소개된다.
한국 교회에서
에윌므로닥이 설교나 교회학교 공과의 중심 인물로 다뤄지는 경우는 드물다. 대개 여호야긴의 석방 이야기 속에서 언급된다. 이때 심판 가운데서도 하나님이 다윗의 집안을 보존하셨다는 은혜와 회복의 메시지를 전하는 본문으로 쓰인다. 바벨론 포로 시대를 개관하는 성경공부에서는 느부갓네살 이후 바벨론 왕의 한 사람으로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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