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신학
교리·신학
1960년대 후반 라틴아메리카 가톨릭교회에서 시작된 신학 흐름이다. 가난하고 억압받는 사람들의 처지에서 성경을 읽고, 구원을 사회적·정치적 해방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정의와 뜻
해방신학은 가난과 억압의 현실을 신학의 출발점으로 삼는 신학 흐름이다. 핵심 주장은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으로, 하나님이 가난한 사람을 먼저 돌보신다는 뜻이다. 구원을 개인 영혼의 구원에 한정하지 않고 불의한 사회 구조에서 풀려나는 것까지 포함하여 이해한다. 신앙의 실천(프락시스, 행동과 반성을 되풀이하는 과정)을 중시한다. 사회 현실을 분석할 때 마르크스주의의 계급 분석 같은 사회과학 이론을 빌려 쓴 점도 특징이다.
성경적·역사적 배경
해방신학자들은 출애굽을 하나님이 종살이하던 백성을 압제에서 건지신 해방 사건의 원형으로 읽는다. 아모스를 비롯한 선지자들의 사회 정의 선포도 주요 근거로 삼는다. 예수가 이사야 61장 1-3절을 읽으며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선포한 장면(누가복음 4:18-19)과 양과 염소 비유도 자주 인용한다.
역사적으로는 1968년 콜롬비아 메데인에서 열린 라틴아메리카 주교회의 총회가 계기가 되었다. 페루의 가톨릭 사제 구스타보 구티에레스가 1971년 펴낸 『해방신학』이 이 이름을 널리 알렸다. 브라질의 레오나르도 보프 등이 뒤를 이었고, 개신교에서는 아르헨티나의 감리교 신학자 호세 미게스 보니노 등이 참여했다. 천주교 교황청 신앙교리성은 1984년과 1986년 두 차례 훈령을 냈다. 훈령은 가난한 이들에 대한 관심을 인정하면서도 마르크스주의 분석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을 비판했다.
한국 교회에서의 실제
한국에서는 1970년대 군사정권 아래에서 산업선교와 민주화운동을 겪으며 서남동, 안병무 등이 '민중신학'을 내놓았다. 민중신학은 해방신학과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문제의식을 지녔다. 그러나 한국 민중의 역사와 고난에서 출발한 독자적인 흐름으로 평가된다. 한국기독교장로회, 한신대학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쪽 진보 성향 교회와 신학자들은 이런 흐름에 비교적 우호적이었다. 이들은 이를 민주화운동 참여의 신학적 근거로 삼기도 했다.
보수 장로교 신학자들과 다수의 복음주의 신학자들은 해방신학을 비판해 왔다. 구원을 정치·경제적 해방으로 좁히고, 죄와 속죄의 문제를 사회 구조의 문제로 바꾸며, 마르크스주의를 신학에 끌어들인다는 것이 비판의 요지다. 해방신학 쪽은 개인 구원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며, 성경이 말하는 구원의 사회적 차원을 되찾으려는 것이라고 반론한다. 오늘날 한국 교회에서 해방신학은 주로 신학교 강의와 학계에서 다루어지고, 일반 교회의 예배나 교육에서 직접 쓰이는 경우는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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