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루리곤
성경 · 지명
일루리곤은 아드리아해 동쪽 해안에 있던 로마 속주의 이름으로, 바울이 로마서 15:19에서 자신이 복음을 전한 범위의 끝으로 언급한 곳이다.
성경 본문
일루리곤은 성경에서 로마서 15:19에 한 번 나온다. 바울은 이 구절에서 자신의 사역을 돌아보며 "예루살렘으로부터 두루 행하여 일루리곤까지 그리스도의 복음을 편만하게 전하였노라"고 말한다. 이어서 남의 터 위에 건축하지 않으려고 그리스도의 이름을 아직 부르지 않는 곳에 복음을 전하기를 힘썼다고 밝히고(로마서 15:20), 이 지역에는 더 이상 일할 곳이 없으니 로마를 거쳐 서바나로 가려 한다는 계획을 전한다(로마서 15:23-24).
배경
일루리곤은 그리스어 '일뤼리콘'을 옮긴 말이다. 이 지역에 살던 일리리아인에게서 나온 이름으로, 오늘날의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몬테네그로, 알바니아 북부 일대에 해당하는 아드리아해 동쪽 해안 지역을 가리킨다. 로마는 이 지역을 차례로 정복해 속주로 삼았다. 1세기 초에는 이 속주를 북쪽의 판노니아와 남쪽의 달마디아로 나누었으며, 그 뒤에도 일루리곤이라는 이름을 달마디아 지역이나 이 일대 전체를 가리키는 데 계속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디모데후서 4:10에서 디도가 갔다고 한 달마디아가 바로 이 지역의 남부이다. 마게도냐에서 아드리아해 쪽으로 가는 로마의 큰길인 에그나티아 가도는 데살로니가에서 아드리아해 연안의 디라키움(오늘날 알바니아의 두러스)까지 이어져 있었다.
성경 전체에서의 의미
로마서 15:19에서 예루살렘과 일루리곤은 바울이 지중해 동부에서 펼친 사역의 양 끝을 나타낸다. 바울은 이 넓은 지역에서 복음을 "편만하게"(빠짐없이 가득하게) 전했다고 말하는데, 학자들은 대체로 이를 모든 사람에게 전했다는 뜻보다는 주요 도시마다 교회의 터를 놓았다는 뜻으로 이해한다. 이 구절은 개척지를 향해 나아가려는 바울의 선교 원칙을 보여 주는 대목으로 자주 인용된다.
해석과 논점
사도행전에는 바울이 일루리곤에서 전도했다는 기록이 없다. 그래서 "일루리곤까지"를 어떻게 읽을지를 두고 견해가 나뉜다.
- 바울이 일루리곤 안까지 들어가 전도했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이 견해에서는 사도행전 20:1-2에서 바울이 마게도냐 지방을 두루 다녔다고 한 시기에 에그나티아 가도를 따라 서쪽으로 가서 일루리곤에 이르렀을 수 있다고 본다.
- 일루리곤을 바울이 실제로 다닌 지역의 경계를 가리키는 말로 보는 견해도 있다. 이 견해에서는 바울이 일루리곤과 맞닿은 마게도냐 지역까지 전도했다는 뜻으로 읽는다.
본문은 바울이 언제 어느 도시에서 일루리곤 사역을 했는지 말하지 않는다. 따라서 바울의 구체적인 일루리곤 사역을 다룬 이야기는 본문에 근거한 내용이 아니라 추정으로 구분해야 한다. 디도가 달마디아로 간 일(디모데후서 4:10)도 그가 그곳에서 무엇을 했는지는 성경에 나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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