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씰
역사
크리스마스 씰은 결핵 퇴치 기금을 모으려고 성탄절 무렵에 발행·판매하는 우표 모양의 증표이다. 한국에서는 1932년 의료 선교사 셔우드 홀이 처음 발행했다.
배경
결핵은 19세기 말 유럽에 크게 번진 감염병이다. 많은 사람이 이 병으로 목숨을 잃었고, 어린이 희생도 컸다. 크리스마스 씰은 결핵 퇴치 기금을 모으려고 성탄절 무렵에 발행하는 우표 모양의 증표이다. 우편 요금과는 관계가 없다. 사람들은 성탄 카드나 편지에 우표와 함께 씰을 붙여 기부에 참여했다는 표시로 삼는다. 씰에 들어가는 붉은 이중 십자 표시는 '복십자'라고 부르며 결핵 퇴치 운동을 상징한다. 외래어 표기법에 맞는 표기는 '크리스마스 실'이다. 다만 발행 기관인 대한결핵협회는 예전부터 써 온 '씰'이라는 표기를 그대로 쓴다.
전개
덴마크에서 시작 (1904)
세계 최초의 크리스마스 씰은 1904년 12월 10일 덴마크에서 나왔다. 코펜하겐의 우체국 직원 아이날 홀벨이 연말에 쌓이는 성탄 우편물을 보고 생각을 떠올렸다. 우편물마다 값싼 씰을 붙이게 하면 결핵 기금을 모을 수 있겠다는 것이었다. 그는 국왕 크리스티안 9세의 지원을 받아 첫 씰을 발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직책을 우체국장으로 소개하는 자료도 있다. 이 방식은 곧 이웃 나라로 퍼졌다. 미국에서는 1907년에, 아시아에서는 1910년 필리핀에서 처음 씰이 판매되었다.
셔우드 홀과 한국 첫 씰 (1932~1940)
한국의 첫 씰은 1932년 황해도 해주에서 캐나다 출신 의료 선교사 셔우드 홀이 발행했다. 그는 선교 의사 로제타 홀의 아들이다. 홀은 1928년 해주에 결핵 요양원인 해주구세요양원을 세워 운영하고 있었다. 그는 결핵을 고칠 수 없는 병으로 여겨 아예 치료를 포기하는 사람이 많다고 보았다. 그래서 요양원 운영비를 마련하고 결핵에 대한 계몽을 넓히려고 씰을 도입했다고 알려져 있다.
홀은 처음에 거북선을 도안으로 삼으려 했다. 그러나 일본 당국이 승인하지 않아 남대문(숭례문) 그림으로 바뀌었다. 이후의 씰에는 한국 풍속을 담은 도안이 이어졌고, 1937년 씰은 화가 김기창이 팽이 치는 아이들을 그린 것이다. 일제의 선교사·외국인 감시가 강해지는 가운데 홀은 1940년 강제로 추방되었다. 이로써 모두 아홉 차례에 걸친 그의 씰 발행도 끝났다.
해방 이후 (1953~)
일제강점기 말부터 한국전쟁을 거치는 동안 씰 발행은 한동안 끊겼다. 그 사이 홀을 도왔던 의사 문창모가 주도해 한국복십자회 이름으로 씰을 낸 일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53년 11월 6일 대한결핵협회가 창립된 뒤로는 협회가 해마다 씰을 발행해 결핵 퇴치 기금을 모으고 있다. 협회의 첫 씰에는 색동저고리를 입은 소녀가 그려졌다. 홀이 처음 구상했던 거북선 도안은 1967년에야 씰에 실렸다.
결과와 영향
1960~80년대에는 씰을 사는 것이 도덕적 의무처럼 여겨질 만큼 널리 퍼졌다. 성탄 카드와 연하장에 씰을 붙이는 것은 연말 풍경의 하나였고, 학교에서도 단체로 모금에 참여하는 일이 많았다. 2000년대 이후에는 운동선수와 인기 어린이 캐릭터를 도안에 쓰는 등 변화를 꾀했다. 그러나 편지를 주고받는 일이 줄었다. 공공기관을 통한 강제 판매도 금지되었고, 결핵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다. 이런 이유로 모금액은 줄어드는 추세이다.
평가
크리스마스 씰은 개신교 의료 선교에서 시작한 사업이 종교를 넘어 한국 사회 전체의 모금 운동으로 자리 잡은 사례이다. 선교 병원의 결핵 요양원에서 시작되었고, 성탄절을 병든 이웃을 돕는 일과 이었다는 점에서 기독교적 뿌리가 뚜렷하다. 학계에서는 거북선 도안이 거부된 일과 홀이 추방된 과정을 일제강점기 선교사 통제를 보여 주는 사례로 연구하기도 했다. 오늘날에는 종교와 관계없는 공익 모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씰이 기독교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도 많다.
함께 보기 6
참고한 자료 10곳
- 일제침략기 선교사 셔우드 홀과 크리스마스 씰을 통해 본 한일관계에 대한 고찰 (KCI)
- 우표문화센터 – 크리스마스씰의 유래 (우정사업본부)
- 기록으로 만나는 대한민국 – 크리스마스 (국가기록원)
- 아직도 있었어?…희미해져가는 크리스마스 씰에 대한 추억 (한국경제)
- 한국 크리스마스 씰 처음 발행한 셔우드 홀 기려 (당당뉴스)
- 셔우드 홀과 크리스마스 씰 (제물포구락부)
- 착한 우표 '크리스마스 씰' 언제, 어떤 이유로 시작됐을까? (소년한국일보)
- '착한 우표' 크리스마스 씰, 어떻게 시작됐을까? (소년한국일보)
- 크리스마스 실 (위키백과)
- 식지않은 온정, 크리스마스 씰의 부활가 (금강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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